/사진=유정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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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구현"을 외치며 기부, 모금 등 공익 콘텐츠로 인기를 모았던 유튜버가 투자 단톡방 사기 피해를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유정호 TV' 모든 동영상 콘텐츠가 삭제됐다. 유정호가 운영했던 페이스북도 모든 게시물이 삭제됐다. 지난달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던 '100만 유튜버' 유정호가 갑작스럽게 모든 영상 콘텐츠를 삭제한 배경엔 투자단톡방 사기가 있지 않겠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정호는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러분들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이자 인사"라며 투자단톡방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사진=유정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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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호는 "근 몇년간 참 많은 힘든 일들이 있었다"며 "공황장애, 불안장애를 시작으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잠들기도 힘들어 우울증약을 최대권장량으로 해도 잘 듣질 않아 과다 복용을 하고, 그마저도 힘들어 알코올에 의존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술을 먹고 수면제를 먹으면 그나마 잠이 들지만, 깨고 난 뒤에는 다시 찾아오는 불안감과 우울감에 영상과는 다르게 폐인처럼 살았다"고 고백했다.

유정호는 "아무 생각도 안들고, 일도 하지 않아 수입도 줄고, '내가 가정을 지킬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 1년 전부터 회사 매각을 생각해왔고, 지분 판매형식으로 회사를 다른 회사와 공동으로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톡 단톡방 형식으로 투자단톡방에 초대가 됐다"며 "처음에는 몇백을 투자했는데, 몇 일 만에 정말로 몇 십프로가 들어왔고, 올해부터는 5월 15일까지 많은 투자를 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와이프를 속여가며 아무 것도 묻지 말고 회사 운영에 필요한 돈이라며 돈을 보내라고 하면 그렇게 했고, 지인에게 부탁하면서까지 투자했다"며 "5월 14일 모든 금액을 찾을 수 없게 됐고, (투자단톡방 관계자) 신고와 제가 입힌 피해에 대한 자수를 하려 대구에 있는 경찰서와 주변에 아는 형님 등을 통해 부탁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돈을 돌려받기 위해 "제가 투자할 돈이 더 있다고, 계좌가 아닌 현금으로 있다는 식으로 말해 직접 만나도록 유도했고, 상부 브로커 ***라는 사람을 직접 찾아가서 어떻게든 돈을 돌려받으려 했다"면서 불법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는 술집까지 찾아갔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유정호는 "제 신변이 어떻게 돼도 상관없고, 제가 지인들한테 상당한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어떻게든 해결해보도록 노력하고 '죄송하다'는 사과을 말씀을 올리고 속죄하며 모든 피해가 회복되고, 제가 처벌을 받고,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으려 쓰는 글"이라고 해당 글을 쓰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유정호의 설명에도 자신의 돈 뿐 아니라 지인들의 돈까지 빌려 투자한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유정호는 모든 게시물과 콘텐츠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호와 함께 유튜버로 활동했던 아내 배재은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며칠 전 소식을 전해 들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최근 남편 일로 너무나 큰 충격을 받게 됐다"며 "누구보다 정호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잘 사랑왔지만 이번 무책임한 정호의 행동으로 저희 어머님과 정호 주변 분들이 얼마나 힘이 드실지 가늠이 안된다"는 글을 게재했다.

배재은은 "남편의 돈만 날렸어도 모자랄 판에 주변 사람들의 돈까지 빌려 가며 투자를 하고, 사기를 당하고, 설상가상으로 남편은 기존에 앓고 있던 병으로 인해 오늘 폐쇄병동에 입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너무 무기력하고, 남편한테는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고, 그냥 정말 너무 힙들다"며 "당장이라도 죽고 싶지만 저만큼은 아이에게 무책임한 부모로 남고 싶지 않다"면서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유정호는 '정의 구현'을 콘셉트로 고양이 시체를 태운 10대, 학교 폭력 가해자, 갑질 피해자 등을 찾아가 도우면서 공익성 콘텐츠를 제작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또한 꾸준한 기부로 칭찬 받으면서 2019년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수를 자랑했지만, 화장품 사업 등 논란이 불거지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사건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