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모두가 기다리는 6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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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관망세가 짙었습니다. 4일 발표될 6월 고용보고서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5월에 이뤄진 신규고용(예상치 67만4000명)이 얼마나 이뤄졌는지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 시기뿐 아니라 증시 향방을 유추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직정보회사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선임경제학자는 이날 구글에서의 채용정보 검색이 3월 중순 떨어졌다가 5월부터 회복된 점, 4월 고용 둔화가 일자리 창출이 안됐다기 보다 퇴직(해고) 증가로 인한 점 등을 들어 5월 신규고용은 낙관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그동안은 작년 일시해고됐던 사람들이 일자리에 복귀하면서 고용 회복 속도가 빨랐지만, 앞으로는 영구해고된 760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야하는 만큼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다우 지수는 0.07%, S&P 500지수와 나스닥은 나란히 0.14% 상승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이날도 저항선 4200선 부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종가도 4208.12입니다. 지난 5거래일 동안 가장 큰 폭으로 움직인 게 0.22%(종가 기준)입니다.
이날도 에너지업종이 1.74% 오르는 등 경기순환주가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올 들어 S&P 500 지수가 12% 오른 가운데 대표적 경기민감 업종인 에너지는 45%, 금융은 29% 상승했습니다. 특히 지난 4월16일 이후 이런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두드러집니다. S&P 500 지수는 제자리에 머물고 있지만 에너지, 금융, 소재업종은 각각 6~14% 급등했습니다.
많이 오른 주식은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TD아메리트레이드에 따르면 대표 산업주인 캐터필러 주가의 경우 인프라딜 호재 속에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최고치보다 65% 높은 상태입니다. 여행주 익스피디아도 28%, 콘서트업체인 라이브네이션은 20% 더 높습니다.
기술주들은 2월 중순부터 수준은 다르지만 조정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 등 여러 가치평가 지표에 비춰보면 여전히 비싼 수준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저평가된 주식이 별로 없다"며 "시장에 매수세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오후 2시 발표된 Fed의 베이지북은 불투명한 '베이지'색이었습니다. "미 전역의 경제 활동이 지난 4월 초부터 5월 말까지 '보통' (moderate) 속도로 확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올 들어 꾸준히 미 경제를 표현해온 말입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이전보다 '약간 더 빠른 속도'(somewhat faster rate)로 확장했다"는 문구가 추가됐습니다. 시장정보업체 베스포크에 따르면 경기에 대한 '긍정적' 표현이 거의 10년래 가장 많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공급 부족'(Shortage)이라는 단어를 기록적으로 많이 썼습니다. 부품과 자재, 노동력 등 공급 부족이 더 높은 가격과 더 많은 배송 시간이 초래하고 있다고 곳곳에서 지적한 겁니다.
월가 관계자는 "베이지북에 기술된 내용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었다. 놀랄만한 건 없었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Fed의 발표 중 시장의 관심을 끈 건 베이지북이 아니라 오후 4시 반에 갑자기 나온 "회사채 매입 물량을 올해 매각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Fed는 지난해 3월 팬데믹이 터지자 긴급 조치로 채권 유통시장 기업신용기구(SMCCF)를 만들어 회사채를 사들였습니다. 채권 시장 안정과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돕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매입한 회사채가 137억 달러 어치에 달합니다. 52억 달러는 월풀, 월마트, 비자 등이 발행한 채권이고, 나머지 85억 달러는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한 겁니다. Fed는 올해 말까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팬데믹 때 실시한 비상조치를 되돌리는 것이지만, 일종의 회사채 관련 양적긴축(QE)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Fed가 긴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소위 밈(meme) 주식이 시장을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까지 폭락했던 지난달 24일부터 AMC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밈주식이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AMC는 뉴욕 증시 전체를 지배했습니다. AMC와 게임스톱, 베드배쓰앤드비욘드 등 소위 밈주식은 뉴욕 증시 거래량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했습니다.
AMC 주식은 이날 하루 95.22% 폭등해 62.55달러에 마감됐습니다. 전날 23% 가량 오른데 이은 겁니다. 올 들어 상승률은 3000%에 달합니다. 특히 이날 오후 1시15분 127% 오른 주당 72.62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전날 개별주식옵션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건 오는 4일 마감되는 AMC의 70달러대 콜옵션이었습니다. 어제만 해도 70달러대 주가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하루 만에 그 가격에 도달한 겁니다. 이에 따라 70달러 콜옵션 가격은 이날 2411.64% 폭등한 10.80달러로 마감됐습니다. 전날 0.43달러에서 10.80달러가 된 것입니다. 장중 최고가는 19.85달러에 달했습니다. 상승률은 계산도 잘 안될 정도입니다. AMC 폭등은 지난 1월 게임스톱 사태와 전개가 똑같습니다. 지난달 중순 AMC에 대한 공매도 주식수는 전체 유통주식의 20%를 넘었습니다. 영화관 영업을 못해 적자와 빚만 누적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주가는 지난 1월 높아진 수준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었죠. 공매도가 몰린 이유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을 빠져나온 개미들은 또 다시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에서 뭉쳤습니다. 이번에는 AMC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날 레딧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서 가장 많이 유행한 해시태그가 바로 #AMCARMY입니다. AMC 주식을 사기만 하고 지킨다는 겁니다.
이들은 집단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행사가격을 훨씬 웃도는 외가격 콜옵션을 마구 사들였습니다. 주식에서는 '숏스퀴즈'(공매도했던 주식이 올라 손해가 발생하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되사는 것)가 발생하면서 옵션에서는 '감마스퀴즈'가 발생했습니다. 콜옵션을 판매한 기관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실물 주식을 사들이는 걸 말합니다. 이렇게 '쌍끌이' 스퀴즈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만화처럼' 폭등한 겁니다.
이에 따라 이날 AMC의 시가총액은 한 때 330억 달러까지 불어났습니다. 게임스톱은 물론이고 대형 초우량주를 모아놓은 S&P 500 주식 가운데 200위권에 위치합니다. AMC는 이날 'AMC 인베스터 커넥트'라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사이트를 만들어 공짜 팝콘을 제공하고 공짜 또는 할인 관람기회 등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AMC는 또 7월28일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최대 5억 주까지 신주를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만약 5억 주를 현 주가 수준에서 발행한다면 3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벌써 AMC가 밀린 임대료와 부채를 다 갚고 다른 영화관 인수에 나설 것이란 풍문이 나돌고 있습니다.
영화관은 이미 사양산업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또 다른 영화관 체인 아이맥스, 시네마크에 대해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습니다. 내년 박스오피스 매출이 팬데믹 이전의 72%에 그칠 것이라는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AMC는 다루지 않습니다.
이날 AMC 신드롬 속에 KOSS(68.61%), 베드배쓰앤드비욘드(62.11%) 익스프레스(36.48%) 등 다른 밈주식도 덩달아 폭등했습니다.
암호화폐 도지코인도 30% 이상 폭등했습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전문 투자자를 위한 거래소 '코인베이스 프로'를 통해 이번 주부터 도지코인 거래를 시작할 것이란 뉴스 덕분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비트코인, 고평가기술주 등으로 엄청난 수익률을 올려온 투자자들이 그런 자산들이 조정을 받으니 조급해하고 있다"며 "그런 조급증이 시장 전반으로 번지면서 곳곳에서 투기적 행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 증시에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은 지난 1년간 1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ETF 투자자들마저 지수 수준의 수익보다 레버리지를 통해 두세 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있는 겁니다. 또 미국 증시의 주식담보대출(margin debt)은 1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사상 최고치입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와 찰스 슈왑에 따르면 이런 주식담보대출이 정점에 달했다가 꺾이면 '매도 신호'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1970년부터 이런 신호가 발생했던 경우 이후 3~18개월간 S&P 500 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높아진 투자자들의 투기 성향에 변곡점이 나타날 지 주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구직정보회사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선임경제학자는 이날 구글에서의 채용정보 검색이 3월 중순 떨어졌다가 5월부터 회복된 점, 4월 고용 둔화가 일자리 창출이 안됐다기 보다 퇴직(해고) 증가로 인한 점 등을 들어 5월 신규고용은 낙관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그동안은 작년 일시해고됐던 사람들이 일자리에 복귀하면서 고용 회복 속도가 빨랐지만, 앞으로는 영구해고된 760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야하는 만큼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다우 지수는 0.07%, S&P 500지수와 나스닥은 나란히 0.14% 상승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이날도 저항선 4200선 부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종가도 4208.12입니다. 지난 5거래일 동안 가장 큰 폭으로 움직인 게 0.22%(종가 기준)입니다.
이날도 에너지업종이 1.74% 오르는 등 경기순환주가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올 들어 S&P 500 지수가 12% 오른 가운데 대표적 경기민감 업종인 에너지는 45%, 금융은 29% 상승했습니다. 특히 지난 4월16일 이후 이런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두드러집니다. S&P 500 지수는 제자리에 머물고 있지만 에너지, 금융, 소재업종은 각각 6~14% 급등했습니다.
많이 오른 주식은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TD아메리트레이드에 따르면 대표 산업주인 캐터필러 주가의 경우 인프라딜 호재 속에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최고치보다 65% 높은 상태입니다. 여행주 익스피디아도 28%, 콘서트업체인 라이브네이션은 20% 더 높습니다.
기술주들은 2월 중순부터 수준은 다르지만 조정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 등 여러 가치평가 지표에 비춰보면 여전히 비싼 수준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저평가된 주식이 별로 없다"며 "시장에 매수세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오후 2시 발표된 Fed의 베이지북은 불투명한 '베이지'색이었습니다. "미 전역의 경제 활동이 지난 4월 초부터 5월 말까지 '보통' (moderate) 속도로 확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올 들어 꾸준히 미 경제를 표현해온 말입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이전보다 '약간 더 빠른 속도'(somewhat faster rate)로 확장했다"는 문구가 추가됐습니다. 시장정보업체 베스포크에 따르면 경기에 대한 '긍정적' 표현이 거의 10년래 가장 많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공급 부족'(Shortage)이라는 단어를 기록적으로 많이 썼습니다. 부품과 자재, 노동력 등 공급 부족이 더 높은 가격과 더 많은 배송 시간이 초래하고 있다고 곳곳에서 지적한 겁니다.
월가 관계자는 "베이지북에 기술된 내용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었다. 놀랄만한 건 없었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Fed의 발표 중 시장의 관심을 끈 건 베이지북이 아니라 오후 4시 반에 갑자기 나온 "회사채 매입 물량을 올해 매각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Fed는 지난해 3월 팬데믹이 터지자 긴급 조치로 채권 유통시장 기업신용기구(SMCCF)를 만들어 회사채를 사들였습니다. 채권 시장 안정과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돕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매입한 회사채가 137억 달러 어치에 달합니다. 52억 달러는 월풀, 월마트, 비자 등이 발행한 채권이고, 나머지 85억 달러는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한 겁니다. Fed는 올해 말까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팬데믹 때 실시한 비상조치를 되돌리는 것이지만, 일종의 회사채 관련 양적긴축(QE)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Fed가 긴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소위 밈(meme) 주식이 시장을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까지 폭락했던 지난달 24일부터 AMC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밈주식이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AMC는 뉴욕 증시 전체를 지배했습니다. AMC와 게임스톱, 베드배쓰앤드비욘드 등 소위 밈주식은 뉴욕 증시 거래량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했습니다.
AMC 주식은 이날 하루 95.22% 폭등해 62.55달러에 마감됐습니다. 전날 23% 가량 오른데 이은 겁니다. 올 들어 상승률은 3000%에 달합니다. 특히 이날 오후 1시15분 127% 오른 주당 72.62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전날 개별주식옵션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건 오는 4일 마감되는 AMC의 70달러대 콜옵션이었습니다. 어제만 해도 70달러대 주가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하루 만에 그 가격에 도달한 겁니다. 이에 따라 70달러 콜옵션 가격은 이날 2411.64% 폭등한 10.80달러로 마감됐습니다. 전날 0.43달러에서 10.80달러가 된 것입니다. 장중 최고가는 19.85달러에 달했습니다. 상승률은 계산도 잘 안될 정도입니다. AMC 폭등은 지난 1월 게임스톱 사태와 전개가 똑같습니다. 지난달 중순 AMC에 대한 공매도 주식수는 전체 유통주식의 20%를 넘었습니다. 영화관 영업을 못해 적자와 빚만 누적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주가는 지난 1월 높아진 수준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었죠. 공매도가 몰린 이유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을 빠져나온 개미들은 또 다시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에서 뭉쳤습니다. 이번에는 AMC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날 레딧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서 가장 많이 유행한 해시태그가 바로 #AMCARMY입니다. AMC 주식을 사기만 하고 지킨다는 겁니다.
이들은 집단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행사가격을 훨씬 웃도는 외가격 콜옵션을 마구 사들였습니다. 주식에서는 '숏스퀴즈'(공매도했던 주식이 올라 손해가 발생하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되사는 것)가 발생하면서 옵션에서는 '감마스퀴즈'가 발생했습니다. 콜옵션을 판매한 기관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실물 주식을 사들이는 걸 말합니다. 이렇게 '쌍끌이' 스퀴즈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만화처럼' 폭등한 겁니다.
이에 따라 이날 AMC의 시가총액은 한 때 330억 달러까지 불어났습니다. 게임스톱은 물론이고 대형 초우량주를 모아놓은 S&P 500 주식 가운데 200위권에 위치합니다. AMC는 이날 'AMC 인베스터 커넥트'라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사이트를 만들어 공짜 팝콘을 제공하고 공짜 또는 할인 관람기회 등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AMC는 또 7월28일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최대 5억 주까지 신주를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만약 5억 주를 현 주가 수준에서 발행한다면 3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벌써 AMC가 밀린 임대료와 부채를 다 갚고 다른 영화관 인수에 나설 것이란 풍문이 나돌고 있습니다.
영화관은 이미 사양산업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또 다른 영화관 체인 아이맥스, 시네마크에 대해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습니다. 내년 박스오피스 매출이 팬데믹 이전의 72%에 그칠 것이라는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AMC는 다루지 않습니다.
이날 AMC 신드롬 속에 KOSS(68.61%), 베드배쓰앤드비욘드(62.11%) 익스프레스(36.48%) 등 다른 밈주식도 덩달아 폭등했습니다.
암호화폐 도지코인도 30% 이상 폭등했습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전문 투자자를 위한 거래소 '코인베이스 프로'를 통해 이번 주부터 도지코인 거래를 시작할 것이란 뉴스 덕분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비트코인, 고평가기술주 등으로 엄청난 수익률을 올려온 투자자들이 그런 자산들이 조정을 받으니 조급해하고 있다"며 "그런 조급증이 시장 전반으로 번지면서 곳곳에서 투기적 행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 증시에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은 지난 1년간 1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ETF 투자자들마저 지수 수준의 수익보다 레버리지를 통해 두세 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있는 겁니다. 또 미국 증시의 주식담보대출(margin debt)은 1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사상 최고치입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와 찰스 슈왑에 따르면 이런 주식담보대출이 정점에 달했다가 꺾이면 '매도 신호'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1970년부터 이런 신호가 발생했던 경우 이후 3~18개월간 S&P 500 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높아진 투자자들의 투기 성향에 변곡점이 나타날 지 주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