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학원 대신 집에서 준비"…문·이과 통합 체제 반영한 첫 모평

올해부터 달라지는 수능 체제가 반영된 첫 모의평가가 3일 전국 2천62개 고등학교(교육청 포함)와 413개 지정학원에서 진행됐다.

11월 18일 예정된 2022학년도 수능부터는 문·이과 통합이라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따라 국어·수학 영역이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바뀐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모의 평가는 '수능 가늠자' 역할을 해 수험생들은 어느 때보다 사뭇 긴장된 표정으로 등굣길에 올랐다.

"코로나 불안하지만 최선 다할것" 6월 모의평가 전국서 치러져
이날 오전 8시께 경기도 수원 조원고 3학년 변유경 양은 "마스크 끼고 오랜 시간 문제를 풀다 보면 숨이 막히고 머리도 더 안 돌아가는 느낌이지만 아는 문제라도 잘 풀자는 마음"이라며 "일단 오늘 모의평가를 잘 봐야 앞으로 수시와 정시 진학 상담할 때 부담이 적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능인고 앞에도 수험생들이 입실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분주히 등교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학생은 조금 전까지라도 공부하다 나온 듯 책 몇 권을 옆구리에 끼고 있기도 했다.

"코로나 불안하지만 최선 다할것" 6월 모의평가 전국서 치러져
수험생 이모 군은 "평소처럼 모의평가 때도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야 하니 갑갑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예민한 편이라서 마스크가 여전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수험생은 "대학을 선택할 때 목표 점수와 비교할 수 있는 모의고사여서 신경이 쓰인다"며 "재수생도 같이 치는 시험이라 아무래도 점수가 좀 내려갈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와 방역 상황 탓에 수험생들의 불안도 여전했다.

"코로나 불안하지만 최선 다할것" 6월 모의평가 전국서 치러져
수원 조원고 고3 학생인 김덕관 군은 "코로나 이후 학교 야자가 사라졌는데, 막상 조용히 집중해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독서실이나 학원은 감염이 걱정돼 가는 것이 부담스럽고 주로 집에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모의평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최근 고3 학생들의 확진이 잇따른 광주광역시의 시험장 분위기는 한층 더 긴장된 모습이었다.

정광고와 인접한 수완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교내 확산이 이어지자 주변 18개 중·고등학교가 2주간 등교수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코로나 불안하지만 최선 다할것" 6월 모의평가 전국서 치러져
이 학교 3학년 백동명 군은 "코로나19 때문에 독서실 다니는 게 제한되면서 학습 집중도가 떨어지고 혹시나 나도 감염되면 어쩌나 걱정이 들기도 했다"면서 "모두가 똑같은 상황이니까 '나라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극복했다.

하다 보니 집에서 공부도 잘된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험 생활을 꿋꿋하게 이어가는 학생들을 격려했다.

학부모 김모(48)씨는 "작년에 코로나19로 격주 등교로 학교에 못 가는 일이 잦아 걱정이 많았지만, 올해는 정상 등교가 이뤄져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며 "코로나19에서 수험생이 여전히 자유롭지 못해 안타깝지만 다른 학생들도 다 마찬가지 조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불안하지만 최선 다할것" 6월 모의평가 전국서 치러져
안희성 충북대사대부고 교사도 "이번 모의평가 결과를 잘 분석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이라며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힘들게 공부한 학생들이 모의평가뿐 아니라 수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원고 임모 교사는 "코로나 자가격리만 돼도 14일간은 등교하지 못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능을 앞둔 학생들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며 "그나마 고3 학생들은 올해부터 매일 등교하고 작년보다 수업환경도 나아져 학생들을 격려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우열 한무선 정회성 이영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