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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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나선 나경원·주호영 후보가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중진그룹의 후보 단일화 전망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주 후보는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자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이 만든 말"이라며 "그런 용어를 쓰는 것 자체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재차 후보 단일화가 없는 것이냐고 묻자 주 후보는 단호하게 "없다"고 답했다. 주 후보는 이어 "0선 혹은 누구는 마이너스 3선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무슨 다선들이 모여서 단일화한다는 것은 보기 안 좋다"며 쐐기를 박았다. 보궐선거를 포함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세번이나 떨어진 이준석 후보를 상대로 중진그룹에서 단일화를 하는 것이 자존심 상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도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후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경륜이 있는 후보이니만큼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연대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답했다. 주 후보 만큼 단호하지는 않았지만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나 후보는 "같은 관점에서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분은 있다"라고 말해 후보 단일화까지는 아니지만 전당대회 막판 연대 가능성은 열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대표 예비 경선에 이 후보가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하자 당 일각에서는 중진그룹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야 하는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선에서는 당원 투표 비율이 70%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나 후보와 주 후보 등에 당심이 나눠질 경우 이 후보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0'선 후보를 이기기 위해 중진그룹이 단일화를 하는 것에 대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특히 이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나 후보의 경우 원외 인사로 현직 의원인 주 후보를 비롯해 홍문표 후보, 조경태 후보 등이 단일화 대오에 합류하는 것에 대해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