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칼럼] "하반기 미국 주식 집중...리츠도 유망"
팬데믹 충격 이후 경기 정상화를 향한 전세계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경기부양책도 계속해서 가동 중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하반기 중에 꺾일 것이라는 우려는 거의 제기되지 않고 있다.

지난 1년간 글로벌 경제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재고사이클 관점에서는 아직 회복 전반부다. 통상적으로 수요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재고가 감소하고, 그 후 재고를 다시 쌓는 국면이 1년에서 1년6개월 정도 전개된다. 이제 재고 재축적 시작 단계로 보이기 때문에, 2022년 중반까지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 지속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다.

다만 근래 크게 높아진 인플레에 대해서는 지속 가능한 현상이냐를 놓고 의견이 갈린다. 인플레 지속성은 FRB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기록적으로 늘어난 유동성, 예외적으로 감소한 재고, 계속되는 부양책, 그리고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하반기 주요 선진국 경제개방 확대 가능성 등은 최근 높아진 인플레가 한동안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인플레 기대심리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기대 인플레 상승은 추후 상품 및 서비스 가격 결정이나 임금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면서 실제 인플레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미국은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백신 접종률 70%(성인 기준)를 목표로 하고 있어 경제 개방 시점이 그리 멀지 않았다. 여기에 맞춰 대규모 인프라투자 계획까지 추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높아진 기대 인플레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듯하다.

이런 이유로 많은 투자가들은 미 중앙은행(Fed)의 출구전략을 하반기 중요 이슈로 보고 있다. 월가에서는 올 4분기에 Fed가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테이퍼링이란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나간다는 의미다. 요컨대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부터는 Fed의 유동성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통화정책 변화 예고 시점으로 8월 하순 예정된 잭슨홀 회의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하반기 예상되는 경기 상황과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인가?

주식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긍정 관점을 유지해도 될 것 같다. 지난 1년간 주가가 많이 오르기도 했고 금리 부담도 커졌으니 기대수익률을 높게 잡을 수는 없겠으나, 주가는 웬만하면 경기 회복 구간에 상승 경향을 띤다. 중간중간에 금리 상승 등 각종 요인들로 인해 주가 조정이 야기되기도 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이 강할 때는 결국 그런 조정을 극복해 왔다.

하반기에도 주식 비중을 크게 축소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다만 미국 중심으로 압축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백신 접종 성과가 크지 않은 신흥경제권 다수 국가들의 증시는 Fed 출구전략에 감내력이 약할 가능성이 크고, 2013년 테이퍼링 당시 경험도 좋지 못하다.

2013년 테이퍼링 예고 당시 경험을 보면, 미국 증시는 한 달간 7% 조정에 그쳤고 이후 반 달 만에 주가가 전고점을 회복했던 반면, 신흥국은 평균적으로 12% 하락에 전고점 회복도 3개월 넘게 걸렸다. 물론, 해당 기간 전체의 주식투자 수익률은 미국이 신흥국을 크게 압도했다. 미국 주식 투자 관점에서 보면, 2013년 경험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듯하다.

주식과 더불어 유망한 자산은 리츠(REITs)다. 물류창고, 데이터센터 등은 추세적인 성장 기대감이 높고 오피스 리츠, 리테일 리츠 등은 경기 정상화 컨셉에 주가 상승세가 기대된다. 배당수익률이 3%대 후반으로 높아,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채권을 대신할 수 있는 인컴투자 대상이기도 하다.

끝으로 해외투자 증가로 관심도 덩달아 커진 환율은 큰 변화가 야기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 확산은 달러 약세 요인이 될 수 있지만 Fed 출구전략에 따른 달러 강세 압력이 상쇄해 줄 것이다. 한국 상황을 보면 수출 회복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해외 주식 투자 급증이 수급상 원화 강세를 제한하는 방향이다. 즉 해외투자에 환율은 큰 변수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