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 삼성전자 제공
무선이어폰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세계 무선이어폰 판매량은 64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무선이어폰은 지난해도 연간 판매량(2억3300만대)이 78% 늘었다. 무선이어폰은 케이블 선으로 스마트폰 등에 연결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고, 원격 교육·근무 확대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26%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2016년 '에어팟'을 출시해 무선이어폰 시장을 열었다. 다만 작년 1분기(37%)보다는 점유율이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무선이어폰 제조업체가 많아지면서 시장 장악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애플이 '2021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에어팟 신제품을 내놓아 분위기 반전을 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무선이어폰 시장, 새해도 고속성장…1분기 판매 44% ‘쑥’
애플의 뒤는 샤오미(9%)와 삼성전자(8%)가 뒤를 이었다. 샤오미는 작년 1분기(8%)보다 점유율이 다소 늘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1%에서 3%포인트 낮아졌다.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해 샤오미·삼성전자도 빠르게 치고 올라오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5%)와 4분기(7%)에 비해선 점유율이 상승했다. 갤럭시 버즈 프로 출시 효과로 판매량이 많이 늘었던 작년 1분기 이후 힘이 떨어졌다가 작년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이동근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갤럭시 버즈 라이브 및 플러스 등 기존 모델의 공격적인 가격 할인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올 7~8월께 무선이어폰 신작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델별로 보면 애플의 에어팟과 에어팟 프로가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프로가 3위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무선이어폰 판매량이 93% 늘어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북미 지역은 15% 성장했다. 하지만 판매량만 보면 여전히 세계 최대 시장이다.

100달러 이상 고가 제품 판매가 살아나는 조짐이 보였다.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100달러 이상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분기 82%에서 계속 낮아져 작년 3분기 4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4분기엔 45%, 올 1분기 46%로 회복됐다.

리즈 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선임연구원은 "시장 초점이 고가 부문으로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소비자 심리가 개선된 것이 영향을 줬다"고 했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