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간담회는 시작전부터 청와대 기자단 사이에서 풀기자 불참으로 논란을 빚었습니다. 통상 대통령 행사에는 청와대 출입기자 1명 이상이 풀기자로 참석해서 행사 분위기를 스케치하고, 대통령과 참석자들 발언을 기록합니다. 경우에 따라 행사 내내 참석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통상 참석자들 모두발언까지는 받아칩니다. 이후 풀내용을 가다듬어 전체 기자단에 공지하면, 출입기자들은 그 내용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행사 전반에 걸쳐 풀기자가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청와대는 풀기자 불참 방침에 대한 기자들의 문의에도 이렇다할 설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기자들은 이후 초선의원들과 청와대가 사후 브리핑한 내용만 갖고 기사를 써야 했습니다. 브리핑에 따르면 양기대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계기로 (2018년 4·17 판문점) 도보다리 회담의 영광을 재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초선의원들이 영빈관 리모델링 후 첫 손님이라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 박수가 터질 정도로 호의적인 분위기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프닝도 벌어졌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성과를 낸 부분도 많이 있는데 내로남불, 위선, 오만 프레임에 갇혀 잘 보이지 않는다. 잘한 점은 자신있게 내세워 부정적 프레임이 성과를 덮어버리는 문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발언이 논란을 빚자 "문 대통령은 내로남불 프레임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기자들은 현장에 없었던 만큼 진위를 가리기 힘든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초선의원 68명이 청와대 영빈관에 단체로 모여있고, 이들이 마치 '선거용 인증샷'을 찍듯이 일일히 대통령과 사진을 찍는 모습을 언론에 보이는 게 청와대로서는 꺼림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초선의원들이 혹시라도 쓴소리를 쏟아낼 지 모르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어찌됐든 소통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가장 여과없이 전달해야 할 초선의원들의 모임이 풀기자 참석도 없이 진행된 것은 유감스런 일입니다. 그러면서도 일부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같은 날 국회 출입기자들과 만나 언론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언론 개혁을 부르짖기 전에 우선 언론관부터 바꿔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