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도 채 되지 않아 시장에 대한 가장 큰 위험요소가 180도 뒤집혔다. 오늘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성장 붕괴를 걱정하기보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등 다른 요소들을 걱정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미국 국채는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위험회피 수단에서 오히려 '위험의 원천'으로 변모했다.

블랙록자산운용사의 러스 쾨스트리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일(현지시간) "역사적으로 주식과 금리는 종종 함께 상승하곤 했다"며 "주식은 더 높은 금리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처럼 비정상적으로 낮은 명목금리와 실질금리가 인플레이션 이후 상승할 때 그렇다.

즉 문제는 '급격한' 상승이 있을 때 유발된다. 투자자들은 금리 수준뿐만 아니라 변동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금리가 어떻게 오르는지가 금리가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수준만큼 중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3월 초 시장이 침체됐을 때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의 조정 속도에 반응했다. 결과적으로 채권시장 변동성의 급등은 단기간에 끝났지만, 해소되지 않은 역동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차트 1 참조). 투자자들은 수년간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상태만을 상정하다가, 이제는 미 중앙은행(연준)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물론 물가 움직임에도 주시하고 있다.
차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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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보다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문제는 이것이 중앙은행의 새로운 접근 방식인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따르게 될 첫 번째 사이클이라는 데 있다.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을 얼마나 믿어야 할지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과 긴축 정책을 하기 전에 정말 인내심을 가질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다.

중앙은행의 사고방식이 변화했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로서는 수년 만에 처음으로 인플레이션 위험과 씨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경제봉쇄로 인한 낮은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 계산이 왜곡될 것이란 위험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부 재정정책과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같은 경기부양책이 어떻게 자금 조달되고 있는지에 관해 상당한 불안감이 있다. 마지막으로 원자재 가격 급등, 왜곡된 공급망, 그리고 잠재적 임금상승을 고려할 때 공급량이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잇따른다.

경기순환주를 주목하고, 변동성을 활용하라

인플레이션 속도와 중앙은행의 반응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채권과 주식 변동성의 상관관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미국 채권 금리와 주식 변동성의 상관관계는 0에 가까웠다가 약 0.50으로 높아졌다. 간단히 말해 채권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더 이상 채권시장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얘기다.

금리 변동이 증가하는 위험을 나타낸다면 이런 위험으로부터 포트폴리오를 절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쾨스트리치 매니저는 세 가지를 강조했다. 경기순환주 주식, 자산 등급으로서의 변동성, 현금이다. 산업, 소재, 금융 등 경기순환주들은 금리가 급등하더라도 가장 잘 버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투자자들은 낮은 변동성을 이용해 주식선택권(옵션)을 활용하면 하락폭을 줄일 수 있다. 그는 수익률은 낮지만 최고의 안전 수단인 현금 보유도 추천했다.

정리=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