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3일(현재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5.33% 급락한 572.84달러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월 25일 장중 900.40달러까지 치솟으며 '천슬라'의 꿈에 도달할 것처럼 보였으나 최근 악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며 '오백슬라'로 주저앉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투자자들이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 중국 시장 판매 둔화 조짐, 자동차 반도체 칩 부족 사태, 잇단 테슬라 차 사고 등을 주시하고 있다며 "테슬라 주가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발 충격파 현실화 우려…글로벌시장 점유율 하락
테슬라는 이날 장중 600달러 선에서 570달러 대로 수직 낙하했다.
테슬라의 성장을 이끈 중국시장에서 5월 전기차 주문량이 4월과 비교해 반 토막 났다는 미국 온라인 매체의 뉴스 하나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시장은 테슬라가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이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중국 판매 부진에 따른 성장세 둔화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국에선 최근 크고 작은 테슬라 차 사고가 잇따르며 반(反)테슬라 감정이 고조됐고 중국 당국이 공무원에게 테슬라 차 사용 금지령을 내리며 견제의 칼을 빼든 상황이다. 전기차 시장 1위를 지켜온 테슬라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전통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2일 테슬라의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3분의 1 토막 났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3월 29%에서 4월 11%로 하락해 2019년 1월 이후 최저치라는 내용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테슬라 점유율이 22%에서 2%로 급감했고 중국에선 19%에서 8%로 쪼그라들었다.
미국시장 점유율도 72%에서 55%로 하락했다.
테슬라를 대신해 유럽과 중국에선 폭스바겐과 GM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레비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와 반도체 칩 부족 사태에 따른 테슬라 차 가격 인상 등이 시장 지배력 약화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연쇄 리콜·자율주행 논란에 안전 우려…'머스크 리스크'까지
최첨단 전기차를 자랑하던 테슬라의 품질도 도마 위에 올랐다.
테슬라는 최근 이틀에 걸쳐 세 차례 리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 차량은 도합 1만3천여대다.
리콜 사유는 모두 조립 과정에서 생긴 기초적인 품질 문제였다.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유압 장치인 브레이크 캘리퍼의 볼트를 제대로 조이지 못했고 안전벨트마저 설계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틈만 나면 최첨단 자율주행 기능이라고 선전했던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선 오토파일럿 기능을 켠 채 차량 뒷좌석에 앉아 위험한 질주를 하거나 잠을 자던 운전자가 잇따라 경찰에 적발됐고, 자율주행 중 충돌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여기다 일론 머스크도 회사의 위기를 부채질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12일 테슬라 차에 대한 비트코인 구매 결제를 돌연 중단한다고 선언한 뒤 가상화폐와 관련한 트윗을 잇달아 날리며 투자자들의 반감을 샀다.
머스크 트윗 때문에 비트코인 등이 폭락하자 돈을 날린 투자자들은 테슬라 불매 운동을 벌였고 머스크를 시세조종 혐의로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테슬라 지분을 가진 투자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CEO는 비트코인 가격 급락으로 "손실을 본 사람들이 머스크에게 등을 돌리고 궁극적으로 테슬라에도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것은 머스크에게 위험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