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지역이 1977년 이후 최악의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 지역 면적의 70% 이상이 심각한 가뭄 상태다. 콜로라도 지역은 1200년 만에 가장 건조한 여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서부 지역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면적이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가뭄 상태가 심각한 지역의 면역은 72%에 이른다. 캘리포니아 지역 최대 호수인 오로빌 수위가 낮아져 100척 넘는 배를 물 밖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0년 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태다.

브래드 리페이 미 농무부의 기상 전문가는 "서부지역 강수량이 줄면서 이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산 꼭대기 눈은 녹아버렸고 저수지가 말라 가고 있다"며 "산불 위험이 높은데다 농부들이 농작물을 키우기 위한 물을 대느라 애쓰고 있다"고 했다.

미국 서부지역은 겨우내 호수 등에 쏟아진 비와 산 꼭대기 쌓인 눈을 통해 수자원을 공급한다. 지난해 가뭄 때문에 미국에서만 45억 달러 손실을 냈다. 이 가뭄의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물 부족 현상은 더 심해졌다.

캘리포니아 지역은 1977년 이후 가장 건조한 해를 보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역사상 세번째로 건조한 1년을 겪고 있다. 4월 말까지 캘리포니아 지역 산에서 녹아내린 수량은 170만 에이커다. 평균치인 800만 에이커에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2년 간 확보한 수량은 400만 에이커에 불과하다.

콜로라도강도 위험한 상태다. 자칫하면 수력발전소 가동이 멈추고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 등의 식수 공급까지 끊어질 수 있다. 상류지역에 물을 대면서 강물이 바다까지 흐르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생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콜로라도의 가뭄이 1200년 만에 가장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