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코로나19 백신 2500만 회분을 나누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코백스퍼실리티에 1900만 회분을 지원한다. 한국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자국 내 백신 공급에 여유가 생긴 미국이 백신 외교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2500만 회분 백신을 세계에 공급하기 위한 실행 방안을 공개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말까지 8000만 회분 백신을 다른 나라에 나누겠다고 했다. 이날 발표한 물량은 이 중 일부다.

코백스를 통해 배분하는 1900만 회분 중 700만 회분이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공급된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등 중남미 지역 접종을 위해 600만 회분이, 아프리카를 위해 500만 회분이 사용된다.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 인도, 한국 등에도 600만 회분 넘게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 공급 물량은 5일 오전 1시 도착하는 얀센 백신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 상황이 특별하다”며 “미군 및 미군과 함께 복무하는 병력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8000만 회분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000만 회분, 화이자·모더나·얀센 백신 2000만 회분을 공유하겠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조정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이 가능해지면 여름 내내 추가 물량을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교차 접종해도 효과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라이프 에릭 잔더 독일 베를린 샤리테병원 연구팀은 트위터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 접종한 뒤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한 사람들의 면역반응이 화이자 백신을 두 번 맞은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전문가 검토를 거쳐 학술지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