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제협력을 위해 맞손을 잡았다. 두 지방자치단체장은 경북 안동이 고향으로 공통점도 많지만 코로나19 대응, 기본소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딪쳐 왔다. 하지만 경제협력 앞에서는 ‘과거의 충돌이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듯 협력을 다짐했다.

권 시장과 이 지사는 4일 대구시청에서 ‘디지털혁신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신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열었다. 대구시와 경기도는 지난해 말 497억원 규모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오픈랩 구축사업 공모과제를 공동으로 따냈다. 대구와 경기 성남 판교에 디지털오픈랩을 마련해 민관 공동으로 중소·벤처기업의 혁신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지사의 이번 대구 방문에 대해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지세를 확산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대구 ICT업계는 대구시와 경기도의 이례적인 경제협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권 시장과 이 지사는 지난해 초 코로나19 대유행 시 신천지에 대한 대응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이 지사는 시원시원한 대응으로 ‘사이다’ 지사의 이미지를 얻었지만, 권 시장은 원칙론적 대응으로 혼신의 방역활동을 펴고도 많은 공격을 받았다. 정부에 병상 확보 호소를 거듭하던 권 시장이 이 지사에게 환자 수용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적도 있다.

지난 2월에는 권 시장이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다. 권 시장은 “이재명식 소득주도성장은 듣기에는 깔끔하지만 지속 가능성이 없고 정의롭지도, 미래지향적이지도 못 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