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모 공군 중사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사진=뉴스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모 공군 중사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제66회 현충일 추념식 참석 직후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의 추모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오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이 모 중사의 추모소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부사관의 부모님에게 "얼마나 애통하시냐"는 위로의 말과 함께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 부사관의 아버지는 "딸의 한을 풀고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말했다. 이 부사관의 어머니는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부모님의 건강이 많이 상했을 텐데 건강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함께 추모소를 방문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문 대통령은 "철저한 조사 뿐 아니라 이번 계기로 병영문화가 달라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현충원 추념사를 통해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피해 부사관의 극단적 선택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엄정한 수사를 주문한 데 이어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또 문 대통령은 그다음 날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이를 즉각 수용했다.

한편 이 중사는 앞서 지난 3월 제20전투비행단 소속으로 근무 중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봤다고 신고한 뒤 두 달여 간 청원휴가를 다녀왔고 부대 전속을 요청해 15비행단으로 옮겼다.

그러나 부대 전속 사흘 만인 지난달 21일 반차 휴가를 낸 뒤 혼인신고를 위해 남자친구가 있는 20비행단 관사를 방문했고 이튿날인 22일 오전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