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3위 탈출' 확 달라진 LG유플러스…디즈니+까지 품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통신업계 '만년 3위'던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시장에서 2위로 올라섰다. 사상 처음 SK텔레콤을 제친 것이어서 파장이 작지 않다. 또한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유치 가능성을 높이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에서도 통신3사 중 앞서가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는 지역 콘텐츠를 강화하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협력을 대폭 늘려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전월 대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만8116명, 7만7508명 증가했지만 SK텔레콤은 1만7426명 감소했다. 정부 공식 통계에서 LG유플러스가 2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12월 43.8%에 달했던 SK텔레콤의 알뜰폰 망사용 점유율은 28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 4월 23.2%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감소분을 대부분 LG유플러스가 가져왔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9.7%에서 23.6%로 꾸준히 높아졌다.
업계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LG유플러스가 알뜰폰을 적극 공략했지만 SK텔레콤은 매년 정부와 도매대가를 협상해야 하는 알뜰폰 망 의무제공 사업자로서 마땅한 방어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 등 2곳을 알뜰폰 자회사를 운영하는 데 비해 SK텔레콤은 SK텔링크 1곳만 있는 것도 역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의 약진은 비(非)통신 부문에서도 두드러진다.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협상 중으로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디즈니플러스 국내 유치전에서 LG유플러스가 다소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앞선 2018년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면서 제휴 2년 만에 인터넷TV(IPTV) 가입자 수가 20% 증가하는 효과를 누린 바 있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맹추격하는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에도 성공한다면 IPTV 시장에서 상당한 추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와 더라이프 채널 등 LG그룹 계열사와의 공동 제작으로 콘텐츠 규모를 키운다. 우선 채널 디스커버리, 얼반웍스, 컨텐츠랩 비보 등 전문 제작 역량을 갖춘 국내 제작사와 협업해 지역채널에서 볼 수 없었던 대형 콘텐츠를 만든다.
이렇게 제작한 신규 콘텐츠는 LG유플러스 'U+ 모바일tv', 미디어로그 '더라이프' 채널에서도 접할 수 있다. 해외 채널 사업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를 통한 수출도 모색한다.
강명신 LG헬로비전커뮤니티사업그룹장은 "케이블TV 지역채널과 로컬 기반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은 다른 미디어 사업자들이 갖지 못한 우리만의 무기"라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플랫폼 경쟁력을 이끄는 킬러 콘텐츠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알뜰폰 시장 지위를 굳히기 위해 'U+알뜰폰 파트너스 2.0' 프로그램을 선보여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연대를 강화한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U+알뜰폰 파트너스 1.0'을 선보이며 중소 알뜰폰을 위한 지원을 시작했다. 프로그램 시행 1년여 만에 파트너스 참여사의 누적 가입자는 192%, 월 신규 실적은 200% 뛰었다.
U+알뜰폰 파트너스 2.0 프로그램은 알뜰폰 사업자의 후불 가입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이용객 혜택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파트너스 참여 알뜰폰 사업자에게 무상 데이터를 증정하고 KB국민카드와 제휴해 알뜰폰 전용 할인카드를 선보인다. 또 네이버페이·GS25·올리브영과 손잡고 2년간 총 12만원 상당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멤버십 상품'도 내놓는다.
LG유플러스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고질적 고민인 부족한 이용객 지원 채널 지원, 단말 수급도 돕는다. 현재 파트너스 참여사 중 5곳이 지원하는 '셀프 개통'도 연내 1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주기적으로 망 도매대가를 추가로 인하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일부 데이터 요금제의 도매 요율을 전년 대비 최대 8% 인하했다. 종량제로 제공하는 음성통화 도매대가 요율은 전년 대비 41% 낮췄다.
강진욱 LG유플러스 알뜰폰(MVNO)사업담당은 "알뜰폰으로 망 도매대가 매출도 늘리고 네트워크 운영 비용도 나누면서 약점(고객 수)을 보완하고 있다"며 "작년 대비 망 도매대가 올해 매출이 700억원 증가해 이동통신3사 중 증가율이 가장 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LG유플러스는 향후 3년간 가파른 이익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고 메타버스 시대로 진입하면서 통신주의 확장 국면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 역시 "IPTV 가입자 증가로 올 1분기부터 시작된 LG유플러스의 호실적은 연중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업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회사"라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디즈니가 시장조사를 굉장히 많이 했을 텐데 LG유플러스와와의 협력이 가장 근접했다는 건 그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LG유플러스는 지역 콘텐츠를 강화하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협력을 대폭 늘려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 알뜰폰 가입자 SK텔레콤 제치고 2위 등극
7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서 지난 4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KT 망 사용업체가 502만4313명, LG유플러스 망 사용업체 223만2002명, SKT 망 사용업체 219만4395명을 기록했다.전월 대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만8116명, 7만7508명 증가했지만 SK텔레콤은 1만7426명 감소했다. 정부 공식 통계에서 LG유플러스가 2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12월 43.8%에 달했던 SK텔레콤의 알뜰폰 망사용 점유율은 28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 4월 23.2%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감소분을 대부분 LG유플러스가 가져왔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9.7%에서 23.6%로 꾸준히 높아졌다.
업계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LG유플러스가 알뜰폰을 적극 공략했지만 SK텔레콤은 매년 정부와 도매대가를 협상해야 하는 알뜰폰 망 의무제공 사업자로서 마땅한 방어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 등 2곳을 알뜰폰 자회사를 운영하는 데 비해 SK텔레콤은 SK텔링크 1곳만 있는 것도 역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의 약진은 비(非)통신 부문에서도 두드러진다.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협상 중으로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디즈니플러스 국내 유치전에서 LG유플러스가 다소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앞선 2018년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면서 제휴 2년 만에 인터넷TV(IPTV) 가입자 수가 20% 증가하는 효과를 누린 바 있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맹추격하는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에도 성공한다면 IPTV 시장에서 상당한 추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지역콘텐츠 투자 '속도전'
지역 콘텐츠 투자 역시 눈여겨 볼 대목. LG유플러스 자회사 LG헬로비전은 최근 지역채널 콘텐츠 투자를 연간 400억원으로 확대하고 지역채널 콘텐츠를 혁신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LG헬로비전 출범 전과 비교해 약 2배 규모다.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와 더라이프 채널 등 LG그룹 계열사와의 공동 제작으로 콘텐츠 규모를 키운다. 우선 채널 디스커버리, 얼반웍스, 컨텐츠랩 비보 등 전문 제작 역량을 갖춘 국내 제작사와 협업해 지역채널에서 볼 수 없었던 대형 콘텐츠를 만든다.
이렇게 제작한 신규 콘텐츠는 LG유플러스 'U+ 모바일tv', 미디어로그 '더라이프' 채널에서도 접할 수 있다. 해외 채널 사업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를 통한 수출도 모색한다.
강명신 LG헬로비전커뮤니티사업그룹장은 "케이블TV 지역채널과 로컬 기반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은 다른 미디어 사업자들이 갖지 못한 우리만의 무기"라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플랫폼 경쟁력을 이끄는 킬러 콘텐츠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알뜰폰 시장 지위를 굳히기 위해 'U+알뜰폰 파트너스 2.0' 프로그램을 선보여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연대를 강화한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U+알뜰폰 파트너스 1.0'을 선보이며 중소 알뜰폰을 위한 지원을 시작했다. 프로그램 시행 1년여 만에 파트너스 참여사의 누적 가입자는 192%, 월 신규 실적은 200% 뛰었다.
U+알뜰폰 파트너스 2.0 프로그램은 알뜰폰 사업자의 후불 가입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이용객 혜택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파트너스 참여 알뜰폰 사업자에게 무상 데이터를 증정하고 KB국민카드와 제휴해 알뜰폰 전용 할인카드를 선보인다. 또 네이버페이·GS25·올리브영과 손잡고 2년간 총 12만원 상당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멤버십 상품'도 내놓는다.
LG유플러스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고질적 고민인 부족한 이용객 지원 채널 지원, 단말 수급도 돕는다. 현재 파트너스 참여사 중 5곳이 지원하는 '셀프 개통'도 연내 1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주기적으로 망 도매대가를 추가로 인하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일부 데이터 요금제의 도매 요율을 전년 대비 최대 8% 인하했다. 종량제로 제공하는 음성통화 도매대가 요율은 전년 대비 41% 낮췄다.
강진욱 LG유플러스 알뜰폰(MVNO)사업담당은 "알뜰폰으로 망 도매대가 매출도 늘리고 네트워크 운영 비용도 나누면서 약점(고객 수)을 보완하고 있다"며 "작년 대비 망 도매대가 올해 매출이 700억원 증가해 이동통신3사 중 증가율이 가장 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LG유플러스 호실적 연중 지속 전망"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에 따른 대형작 부재로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IPTV 가입자 순증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LG헬로비전의 높은 영업이익이 LG유플러스의 어닝서프라이즈에 기여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LG유플러스는 향후 3년간 가파른 이익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고 메타버스 시대로 진입하면서 통신주의 확장 국면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 역시 "IPTV 가입자 증가로 올 1분기부터 시작된 LG유플러스의 호실적은 연중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업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회사"라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디즈니가 시장조사를 굉장히 많이 했을 텐데 LG유플러스와와의 협력이 가장 근접했다는 건 그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