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이 시기상조인 세 가지 이유" - WSJ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임금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미 중앙은행(Fed)이 예상보다 빨리 긴축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4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달에 비해 0.5% 상승했다. 이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 예상치 평균인 0.2%에 비해 훨씬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월 신규 고용이 저임금 업종인 레저, 접객업 부문에서 많이 늘었는데데도 평균 임금이 늘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고 평가했다. 저임금 직업 수 증가는 평균 임금에 하방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구인 수요에 비해 노동 공급이 못 미치는 상태도 지속되고 있다. 5월 신규 고용(비농업 부문)은 55만9000개 늘었는데, 이는 WSJ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 67만1000개에 밑도는 것이다. 4월 27만8000개(전달 속보치 26만6000명에서 상향 조정)에 이어 두 달 연속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WSJ는 아동 보육의 어려움, 실업급여로 인해 낮아진 저임금 직업 선호도, 여전한 코로나 감염 우려, 직업 선호에 대한 변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이는 Fed의 조기 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임금 상승은 기업의 상품 가격 인상을 부르고, 물가가 오르면 노동자들이 추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돼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이란 주장이다. 이렇게되면 Fed가 빨리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제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WSJ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Fed가 임금 상승만을 이유로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를 줄여나가는 것)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첫 번째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비해 여전히 일자리가 760만 개 줄어든 상태다. 인구 증가치에 따라 조정할 경우 900만 개 가량이 부족하다. Fed의 양대 의무 중 하나인 '완전고용'에 한참 못미치는 상태다.

두 번째, WSJ는 Fed가 장기 인플레이션 목표 2%를 달성하기 위해 임금 상승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세 번째, 기업들이 겪는 구인난은 몇 달 안에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고 코로나 확진자가 감소함에 따라 일자리 복귀에 따른 위험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급여도 오는 9월이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학교가 가을학기부터 대면수업을 시작하면 여성들이 일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던 주된 이유(보육 어려움)도 사라진다. 이렇게 노동 공급이 늘면 임금 상승 압박도 줄어들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WSJ는 Fed가 올 여름께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몇 달 후부터 월별 자산매입 규모가 '0'으로 떨어질 때까지 줄여나갈 것으로 봤다. 그리고 나서야 마침내 금리를 점차 높이기 시작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나연 인턴·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