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트로젠이 올 하반기 당뇨병성 족부궤양 줄기세포치료제의 국내 판매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는 7일 “국내 임상 3상의 긍정적인 중간결과에 힘입어 하반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안트로젠은 한국경제신문을 통해 당뇨병성 족부궤양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줄기세포치료제(ALLO-ASC-sheet)의 임상 3상 중간결과를 단독 공개했다.

이번 중간결과는 눈가림(맹검)을 풀지 않은 상태의 데이터다.

임상 참여 환자 150명 중 79명(52.7%)의 궤양으로 인한 상처가 완전히 봉합됐다. 특히 표준 치료제가 없는 중증(와그너 2등급) 환자군에서 완치사례가 확인되면서 개발 중인 줄기세포치료제의 품목허가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 결과에 대한 정밀 분석은 하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당뇨 환자 중 1~3%는 이 합병증 때문에 다리 일부를 절단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근육·인대 등으로 궤양이 확장돼 깊은 상처가 생기는 와그너 2등급부터는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얻은 사례가 이전까지 없었다”며 “이번 임상이 2등급 환자가 치료된 최초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그 심각성에 따라 와그너 0~5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 150명 중엔 와그너 1등급이 106명, 2등급이 44명이었다. 각각 62명(유효율 58%), 17명(38.6%)에게서 환부가 봉합돼 완전히 낫는 결과가 나왔다. 시험에 참여한 150명 중 75명은 안트로젠의 신약을, 나머지 75명에겐 효능이 없는 위약(가짜약)이 처방됐다.

이 대표는 “정밀데이터 분석에서 위약을 처방받은 환자들을 제외하면 실제 치료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통상 치료로는 잘 낫지 않는 와그너 2등급 환자 중 상처가 완전히 나은 17명이 투약군에서 나왔다고 가정하면 치료율은 77%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완전 봉합 환자의 수는 치료제를 받은 환자보다 많은데, 궤양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위약으로도 완전 봉합이 나온 것으로 예상된다.

안트로젠의 당뇨병성 족부궤양 줄기세포 치료제는 하이드로겔에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다. 5㎠에 지방유래줄기세포 100만개가 들었다. 환부에 파스처럼 붙이면 줄기세포가 환자의 섬유아세포를 자극해 피부와 혈관의 재생을 촉진하는 원리다.

안트로젠의 당뇨병성 족부궤양 줄기세포 치료제는 국내에선 두 번째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첨단재생의료치료제(RMAT)로 지정됐다. RMAT는 FDA와의 논의에 따라 우선심사는 물론 허가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