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에 술 자판기…유통이 '酒도권'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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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첫 도입
서울 무인 편의점에 우선 배치
"내년께 전국 매장으로 확대"
디지털·비대면 일상 확산에
제조사보다 유통사 입김 세져
서울 무인 편의점에 우선 배치
"내년께 전국 매장으로 확대"
디지털·비대면 일상 확산에
제조사보다 유통사 입김 세져
편의점 GS25가 성인 인증 시스템을 갖춘 무인 주류 자판기를 도입한다. 서울지역 직영점 중 야간 무인점포에 우선 배치한 뒤 내년께 전국 매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점유율 1%를 올리려면 마케팅 비용만 100억원이 든다’고 할 정도로 영업력이 중시되던 ‘술판(酒販: 주류 판매)’ 공식이 바뀌고 있다.
술 자판기는 작년 6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규제 샌드박스 과제로 선정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도시공유시스템, 페이즈커뮤 등 4개 업체가 시범 서비스를 시행할 실증특례업체로 선정됐다. GS25 관계자는 “유흥음식점은 술 자판기를 설치할 수 있고, 편의점과 마트는 시범 도입을 거쳐 내년 하반기께 전면 설치가 허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GS25가 조만간 선보일 술 자판기는 모바일앱을 통해 성인 인증을 거쳐야 한다. 이용자 휴대폰으로 통신사가 QR코드를 발급하면 이를 자판기 스캐너에 인식시킨 뒤 주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GS25 관계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점포에 우선 적용해 테스트를 충분히 거친 뒤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문 등 생체 정보를 활용한 인증 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25가 무인 주류 자판기를 도입하려는 건 코로나19 이후 편의점 주류 판매가 급증해서다. GS25의 올해 1~5월 술 매출은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GS리테일은 GS샵 등 온라인으로 주류를 주문하면 편의점에서 찾아갈 수 있는 스마트오더 시스템을 지난해 처음 시행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온라인 판매가 안 되는 주류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수입 맥주에 이어 와인 위스키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주류 등 제조사 의존도를 꾸준히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만 해도 와인과 수입 맥주가 전체 주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1%(올 1~5월 기준)로 소주와 국산 맥주를 합한 비중(39.1%)을 앞질렀다.
과거 ‘을’ 입장이던 수제 맥주 브랜드가 유통회사를 등에 업고 대형 주류 제조사에 ‘슈퍼 을’ 행세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세븐브로이와 CU가 손을 잡고 만든 수제맥주 곰표맥주가 큰 인기를 끌면서 갑을관계가 뒤바뀌고 있다. 생산설비가 부족한 수제맥주업체의 상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대신 생산해주는 전통 주류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는 제조 방식이다.
인기 있는 제품의 생산을 맡고 있지만 OEM 방식의 한계상 주도권은 수제맥주업체가 쥘 수밖에 없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생산일자부터 광고, 마케팅 방식까지 수제맥주업체가 생산을 맡고 있는 대형 주류업체에 ‘지시’하는 관계”라며 “기업의 규모만 놓고 보면 상상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 전통주 업계에선 ‘구독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전통주 구독 서비스는 매달 정해진 날에 특색 있는 전통주를 집으로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술에 담긴 이야기와 특색을 전달하고 궁합이 맞는 음식을 추천해주는 등 ‘큐레이션’ 서비스를 함께 더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박동휘/박종관 기자 donghuip@hankyung.com
주류 유통 판도 흔드는 GS25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7일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업체인 페이즈커뮤와 제휴해 무인 주류 자판기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첫 시도다.술 자판기는 작년 6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규제 샌드박스 과제로 선정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도시공유시스템, 페이즈커뮤 등 4개 업체가 시범 서비스를 시행할 실증특례업체로 선정됐다. GS25 관계자는 “유흥음식점은 술 자판기를 설치할 수 있고, 편의점과 마트는 시범 도입을 거쳐 내년 하반기께 전면 설치가 허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GS25가 조만간 선보일 술 자판기는 모바일앱을 통해 성인 인증을 거쳐야 한다. 이용자 휴대폰으로 통신사가 QR코드를 발급하면 이를 자판기 스캐너에 인식시킨 뒤 주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GS25 관계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점포에 우선 적용해 테스트를 충분히 거친 뒤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문 등 생체 정보를 활용한 인증 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25가 무인 주류 자판기를 도입하려는 건 코로나19 이후 편의점 주류 판매가 급증해서다. GS25의 올해 1~5월 술 매출은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GS리테일은 GS샵 등 온라인으로 주류를 주문하면 편의점에서 찾아갈 수 있는 스마트오더 시스템을 지난해 처음 시행했다.
뒤바뀌는 주류 전통 갑을관계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디지털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술 판매의 기존 공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주 맥주를 생산하는 소수의 제조사 중심에서 유통 채널로 주도권이 넘어오는 추세다.대형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온라인 판매가 안 되는 주류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수입 맥주에 이어 와인 위스키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주류 등 제조사 의존도를 꾸준히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만 해도 와인과 수입 맥주가 전체 주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1%(올 1~5월 기준)로 소주와 국산 맥주를 합한 비중(39.1%)을 앞질렀다.
과거 ‘을’ 입장이던 수제 맥주 브랜드가 유통회사를 등에 업고 대형 주류 제조사에 ‘슈퍼 을’ 행세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세븐브로이와 CU가 손을 잡고 만든 수제맥주 곰표맥주가 큰 인기를 끌면서 갑을관계가 뒤바뀌고 있다. 생산설비가 부족한 수제맥주업체의 상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대신 생산해주는 전통 주류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는 제조 방식이다.
인기 있는 제품의 생산을 맡고 있지만 OEM 방식의 한계상 주도권은 수제맥주업체가 쥘 수밖에 없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생산일자부터 광고, 마케팅 방식까지 수제맥주업체가 생산을 맡고 있는 대형 주류업체에 ‘지시’하는 관계”라며 “기업의 규모만 놓고 보면 상상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 전통주 업계에선 ‘구독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전통주 구독 서비스는 매달 정해진 날에 특색 있는 전통주를 집으로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술에 담긴 이야기와 특색을 전달하고 궁합이 맞는 음식을 추천해주는 등 ‘큐레이션’ 서비스를 함께 더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박동휘/박종관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