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관마다 새벽줄…줄서기 알바까지 등장
상류층 전유물 옛말
MZ세대 "너무 오른 집 대신 명품 플렉스"
콧대 더 높아진 업계
"가격 올리면 올릴수록 잘 팔리네"
코로나19 이후 백화점 명품관 앞에 새벽부터 줄이 생겼다. 처음엔 ‘진풍경’이었다. 하지만 1년째 이어지면 일상이 된다.
대한민국의 유례 없는 명품 열기에 4~5월 국내 백화점 3사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56% 급증했다. 지난해 증가율(16~28%)의 두 배에 달한다.
경쟁이 치열하고 과시욕과 물질 선호 현상이 강한 한국에서 명품 소비는 꾸준히 늘어왔다. 여기에 젊은 층까지 가세하면서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에서 명품을 사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비중이 최근 크게 늘었다. 차곡차곡 돈을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잃어가는 젊은 층이 명품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의 명품 열기를 명품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과 물량 제한을 통해 희소성을 끌어올리는 기회로 활용한다. ‘가격을 올리면 올릴수록 더 잘 팔리는’ 이상 과열 현상은 이례적인 속도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명품 열풍은 물질과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패션분야 한 전문가는 “신분이 고정화된 서구와 달리 사회적 평등을 지향하는 한국 사회의 역동성을 반영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설리/배정철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