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가치투자자로 알려진 이채원 전 한국투자밸류운용 대표(사진)가 다름자산운용사를 인수해 새롭게 출발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전날 다름자산운용사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를 위해 이 전 대표의 수제자로 알려진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상무(주식운용총괄·CIO)와 손을 잡았다. 강 전 상무는 한국밸류운용 공채 1기 출신 스타매니저로 이 전 대표의 뒤를 잇는 ‘가치투자 2세대’로 불린다.

이 전 대표는 다름자산운용을 인수해 사명을 라이프(LIFE·Long Term Investment for Everyone)자산운용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 전 대표는 라이프자산운용의 이사회 의장을, 강 전 상무와 다름자산운용을 설립했던 남두우 대표는 공동 대표이사를 각각 맡을 예정이다. 남 대표는 이 전 대표의 대학 후배로 사실상 ‘이채원 패밀리’가 운용업계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라이프자산운용은 글로벌 트렌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행동주의 전략을 결합한 신개념 펀드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를 위한 투자’를 새 슬로건으로 삼은 만큼 향후 ESG행동주의 펀드뿐만 아니라, 고객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고도화된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 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1998년 국내 최초의 가치투자펀드 시리즈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동원투신운용 자문운용본부장과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거친 그는 2006년 한국밸류운용 창립 멤버로 시작해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저평가돼 있는 기업들 가운데 스스로 변할 의지가 있는 곳을 찾아 컨설팅과 주가를 누르고 있는 요소를 제거하는 기업가치 개선 펀드를 준비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행동주의 펀드로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위협하는 기존 행동주의 펀드와 달리 5% 미만 소수 지분을 확보해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가치를 개선해 나가는 게 목표다. 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