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가 8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상철 전 감독은 지난 2019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치료에 전념해 왔고 지난 7일 별세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가 8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상철 전 감독은 지난 2019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치료에 전념해 왔고 지난 7일 별세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축구선수 이강인이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비보에 추모의 글을 남겼다.

이강인은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 축구 인생 첫 스승이신 유상철 감독님"이라며 유상철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이강인은 유상철 감독과 KBS 예능 '날아라 슛돌이' 시즌3에서 감독과 제자로 인연을 맺었다. 이강인의 재능을 알아본 유상철 감독의 추천으로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가 유소년팀으로 유학을 떠난 일화는 유명하다.
/사진=이강인, 유상철이 출연한 '날아라 슛돌이' 영상 캡처
/사진=이강인, 유상철이 출연한 '날아라 슛돌이' 영상 캡처
이강인은 "제 나이 7살, 축구 선수라는 꿈만 갖고 마냥 천진했던 시절, '슛돌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유상철 감독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고 감독님은 제게 처음으로 축구의 재미를 알려주신 감사한 분이셨다"며 "그때의 저는 아주 어린 나이였지만 축구에서 있어서 만큼은 제게 항상 진지하고 깊이 있는 가르침을 주셨다"고 유상철 감독을 기억했다.

이어 "그때의 가르침이 지금까지 제가 걸어온 축구 인생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던 것 같다"며 "제게 베푸셨던 드높은 은혜에 보답해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추모의 글을 적었다.

이강인은 "감독님이 저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앞으로 후배들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의 밝은 미래와 무궁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제가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제가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유상철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선수 은퇴 후 지도자의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2019년 11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최근엔 증상이 호전 돼 방송 출연을 하는 등 완쾌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갑작스럽게 병세가 악화돼 병원 치료를 받다가 지난 7일 오후 7시 20분께 서울 아산병원에서 별세했다.
이강인 선수/사진=연합뉴스
이강인 선수/사진=연합뉴스
이강인은 유상철의 추천으로 스페인으로 축구 유학을 떠난 후 2018~2019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사상 첫 결승 진출과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는 골든볼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인정받았다.

이강인의 추모 글은 유상철의 빈소를 직접 찾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게재했으리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달 남자올림픽축구대표팀으로 제주도 서귀포에 소집돼 오는 12일과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나와의 두 차례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은 이강인 글 전문


제 축구 인생의 첫 스승이신 유상철 감독님

제 나이 7살, 축구 선수라는 꿈만 가지고 마냥 천진했던 시절, 슛돌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유상철 감독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고 감독님은 제게 처음으로 축구의 재미를 알려주신 감사한 분이셨습니다.

그때의 저는 아주 어린 나이였지만 축구에서 있어서 만큼은 제게 항상 진지하고 깊이 있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때의 가르침이 지금까지 제가 걸어온 축구 인생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게 베푸셨던 드높은 은혜에 보답해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감독님이 저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앞으로 후배들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의 밝은 미래와 무궁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제가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