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이동형 방사능 측정장비’를 태국에 수출한다고 8일 발표했다.

드론 등 항공장비에 실어 원전, 공항, 병원 등의 주변 방사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장비다. 고분해능 감마선 검출기, 레이저 고도계, 위성항법시스템(GPS) 등을 탑재했다.

원자력연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개발해 지난해 에스아이디텍션에 기술이전했다. 에스아이디텍션은 인공위성 제조업체 쎄트렉아이의 방사선 감시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2015년 설립한 중소기업이다. 온 사방에서 방사능이 분출되는 우주 환경에서 위성이 사용하는 측정 기술을 확장한 것이다.

원자력연은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와 함께 후쿠시마 원전 사고현장에서 장비 성능 검증을 마쳤다. 차량, 드론, 백팩 등에 쉽게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해 다양한 환경에서 방사선을 측정할 수 있다.

태국 원자력청이 이 장비를 사용할 예정이다. 평상시에는 각종 방사선 시설을 감시하고, 사고 등 비상 상황엔 현장에 급파해 임무를 수행한다. 한국원자력협력재단이 수출을 지원했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태국 원자력청으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은 만큼 향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발주할 연간 1000만달러 규모 환경 방사선 감시장비 구축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며 “필리핀, 싱가포르 등에서도 도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