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맞은 '무주택' 우상호…"어머니 묘지에 투기라니"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이 당이 내던진 '부동산 내로남불'의 부메랑을 얻어 맞았다.

40년 '운동권 동지'인 연세대 81학번 동기 송영길 대표의 손에 의해서다.

민주당은 8일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 결과, 우 의원이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2013년 포천시 소재 농지를 투기 목적으로 사들인 것 같다는 게 권익위 판단이었다.

당 지도부는 주저 없이 우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제 출당조치 할 테니 '스스로 나가서 혐의를 벗고 돌아오라'였다.

별안간 '투기꾼'으로 몰린 우 의원은 황망하고 억울하다고 했다.

무주택자이기도 한 우 의원으로선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더구나 자진출당 권유를 받은 12명 가운데 중진 의원은 본인 혼자이기도 했다.

우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 "어머니 묘지로 쓰기 위해 농지를 구입했고, 그 땅에 계속 농사를 지었다"며 당에 소명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읍소하기도 했다.

소탈함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우 의원으로선 이미지와 정치생명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혐의를 벗고 복당한다 하더라도 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4선 의원으로선 지우기 힘든 불명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8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이어 두 번째로 고배를 마신 우 의원은 당분간 의정활동에 주력하며 다음 카드를 모색해왔다.

내년 대선과 맞물려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 재도전하면서 재기를 노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당 고위 관계자는 "평생 무주택자였던 우 의원이 그 명단에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대선 경선을 앞두고 우 의원을 대선기획단장으로 추천하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소명 및 수사 절차 등을 통해 명예회복이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나온다.

우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억울하다고 호소할 뿐이다.

20년 정치하면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