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원유와 금속, 곡물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10% 뛰면 한국의 소비자물가도 0.2% 오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름세를 보이는 원자재 가격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음도 커졌다.

한국은행이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배경 및 국내경제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월 구리 평균가격은 2019년 평균가격보다 68.8%가 뛰었다. 같은 기간 철광석은 129.1%, 옥수수는 81.9%, 목재는 301.3%나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수요·공급 충격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올해 들어 중국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면서 철광석·곡물 등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칠레·페루를 비롯한 남미 구리광산이 지난해 들어 폐쇄되거나 가동시간을 줄인 데다 작년 건조한 날씨로 옥수수와 밀가루 재고량이 쪼그라든 결과다.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오름세를 판매 제품 가격에 전가하면서 소비자물가가 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실증 분석 결과 원자재 가격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10%에 달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1년 후 최대 0.2%(전년 동기 대비) 오른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가격이 일시적으로 올랐다면 물가 상승률은 0.05%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김정성 한은 조사국 물가연구팀 차장은 "앞으로 경제활동이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상승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추이를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