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도 오히려 10% 상승
이날 패스틀리는 10.85% 오른 56.2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의외의 움직임이다. 전날 패스틀리의 시스템 장애로 백악관 홈페이지는 물론 아마존, 레딧, 뉴욕타임스(NYT),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세계 주요 홈페이지가 일제히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개장 전 거래에서 패스틀리 주가는 하락했다.
패스틀리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를 제공하는 업체다. 온라인 서비스 사용자에게 각종 콘텐츠를 더 빠르게 전송하도록 세계 곳곳에 캐시를 저장해두는 서버를 설치, 가장 가까운 서버에서 콘텐츠를 전송하게 한다. 그러나 이 CDN에 문제가 생기면서 세계 주요 홈페이지가 1시간가량 멈췄다.
대형 사고에도 불구하고 패스틀리 주가가 급등한 것은 이번 사태가 패스틀리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에서다. 마비된 사이트가 많았던 것은 그만큼 패스틀리의 고객이 많다는 얘기라고 시장은 받아들였다. 이에 더해 패스틀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 빠르게 서비스를 복구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투자자는 환호했지만 월가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이번 사태가 고객의 환불 요구 등 패스틀리의 실적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칸타는 이번 사이트 마비로 기업들이 시간당 2900만달러 이상의 온라인 홍보 수입을 잃었다고 추산했다. 패스틀리는 고객과의 계약상 서비스 장애가 일어난 시간만큼 환불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