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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4시 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한 버스정류장에 시내버스가 멈춰 선 순간,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 잔해가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사고 현장을 비추던 건너편 상점 폐쇄회로(CC)TV엔 붕괴 당시의 아찔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폭탄이라도 맞은 듯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건물은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를 집어삼킨 뒤 자욱한 먼지구름을 불러일으켰다.
먼지가 사라지고 나자 정차 중이던 버스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가려 형체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기울어지듯 건물이 붕괴하면서 잔해는 왕복 7차선 도로의 절반 이상을 가로막았다.
건물 주변에 있던 행인들도 혼비백산 몸을 피했다.
건물이 무너지려는 찰나 재빨리 몸을 돌려 반대쪽으로 달려가 큰 화를 면하는 아찔한 모습도 보였다.
주변을 지나던 차들은 줄줄이 급제동하며 멈춰 섰고, 가장 가까이에서 멈춰선 일부 차량은 추가 붕괴를 우려하며 다급히 후진을 하기도 했다.
당초 구조 당국은 목격자 제보에 따라 이 버스 외에도 승용차 1~2대가 매몰된 것으로 추정했지만, 추후 영상 확인을 통해 승용차는 붕괴 직전 멈춰 선 것으로 확인했다. 설상가상 시내버스에 장착된 연료용 가스통이 샌 것으로 추정되면서 경찰과 소방이 주변 사람들을 모두 대피시키는 소동도 벌어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곧바로 버스에 타고 있던 탑승객 구조에 나섰다.
모두 12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오후 7시 15분 현재 10명이 구조됐다.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매몰된 시내버스의 모습은 곳곳이 찢어지고 짓눌린 처참한 모습이었다.
구조된 10명 가운데 2명은 숨졌고, 8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건너편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양익제(39) 씨는 "평소에도 건물 철거 작업으로 부수는 소리가 자주 났는데 이번엔 땅까지 울리는 듯한 소리에 깜짝 놀라 나가봤다"며 "나가보니 안개가 낀 것처럼 도로가 보이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일이 났구나 싶어 CCTV를 확인하니 버스정류장에 있는 버스가 깔린 것을 확인하고 신고했다"며 "인명피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