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미국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미국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의약품의 생산을 늘리고, 불필요한 수출 제한도 푸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9일 EU-미국 정상회의 공동 문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초안은 앞으로 변경될 수도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초안에는 미국이 앞서 지지한 코로나19 백신 특허권의 의무적 포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공개 표명했다. 그러나 EU는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면서 미국에 먼저 백신과 원료 수출 제한을 풀 것을 촉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난다. 초안에 따르면 미국과 EU 양측은 이번 회의를 통해 백신과 의약품 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는 데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 TF는 백신과 의약품의 불필요한 수출 제한을 피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초안에는 이 TF가 제약사들이 상호 정한 조건에서 지식과 기술을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것을 장려해 세계적으로 백신, 의약품 생산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란 내용 등이 포함됐다.

EU와 미국은 또 초안에서 올해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20억 회분의 백신이 사용 가능하도록 추가적 기부를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말까지 세계 인구의 최소 3분의 2가 백신을 접종하길 바란다는 내용 등도 초안에 담겼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