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1년여만에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실적을 뛰어넘을 것 같은 성장세로 반등했다. 경기 회복세는 역사상 가장 높은 소비자 저축률뿐만 아니라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통화완화 정책 등 전례 없는 혜택을 누렸으며, 그 결과 이제 상당한 비즈니스 투자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

○중기 상승 사이클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이 말하는 소위 "더 핫하고 더 짧은" 중기 사이클로의 전환에 대한 투자 지도를 만들어나가는 게 매우 어려울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가능성, 정책 변화 및 법인세 인상을 고려해가면서 특히 미국 주식의 경우 초기 사이클 타이밍, 중기 사이클 조건 및 후기 밸류에이션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식투자는 통상 사이클 초기, 중기, 후기, 경기침체 등 4국면으로 나뉜다. 초기 상승 사이클은 경기 후퇴와 주식시장 침체 이후에 나타나는 자율 반등 단계로, 저평가 탈피 국면이다. 이 때문에 주가 상승에 대한 신뢰도 낮으며 흔히 이야기 하듯 ‘우려의 벽’을 타고 주가가 상승하는 국면이다.

그러나 중기 상승 사이클로 진입하게 되면 주가 강세의 근거들을 충분히 확인하게 된다. 예를 들면 기업 이익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경기 역시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는 것 등이다. 사이클 후반에는 경제 성장률에 가속도가 떨어지고 이익 마진, 매출, 주가 밸류에이션은 정점을 찍는다. 모건스탠리는 중기 상승 사이클로의 전환을 헤쳐나기 위한 다섯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미국주보다는 유럽주, 임의소비재주보다는 은행주
1.미국 주식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한 냉정한 고찰
현재 시장은 모든 주요 지표마다 중간 사이클로의 전환을 앞두고 박스권에 놓여 있다. 마이크 윌슨 수석 미국주식전략가는 "중기 사이클로의 전환은 일반적으로 10%에서 20%의 가치 하락을 보게 된다"고 말한다.

그 결과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은 주식시장의 광범위한 조정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미국 주식에 대해 '투자 중립의견'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당분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서 미국 주식들이 더 뛸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판단도 부분적으로 있기 때문이다. 윌슨은 "나중에 더 긴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투자자들이 사이클 후기보다는 초기에 이에 대한 가격을 매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보다 유럽 주식…극장·여행주보다 은행주"
2.경기재개 주식 보다는 리플레이션 주식을 선택하라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은 리플레이션(경기반등세)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주식(예-은행주)이 경기재개 주식(예-극장주·여행주 등)보다 더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최근 자유소비재(필수소비재의 반대개념) 주식에 대한 PER 배수는 과거 배수보다 유의하게 높게 거래됐다. 주식가격이 고평가 돼 있다는 얘기다. 이와 대조적으로 리플레이션주의 대표적인 은행주는 역대급 저평가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거시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금리 상승 가능성의 혜택을 받을 것이다.

3.유럽의 가치상승을 기대하라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은 유럽 및 일본에 대한 우호적인 전망 때문에 글로벌 주식 시장에 작은 가중치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증시는 비교적 초기 단계 회복세인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 리플레이션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럽도 2021년보다 2022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다.

4.테마 투자 그 이상을 고려하라
테마주 투자보다 플러스 알파를 가져다 줄 투자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의 불화로 인해 다극화될 세계 환경은 비즈니스 전략과 투자 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데이터, 탈탄소 등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예상되는 기업 지출의 변화를 주시할 필요도 있다.

5.신용대출과 모기지담보증권(MBS) 비중을 줄여라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동일한 역학관계가 글로벌 대출 가격도 상승시키고 있다. 이 자산등급은 뛰어난 실적을 보였지만, 핫한 사이클에서는 비용이 많이 들고 불리해질 것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