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신재생 인프라 시장 주목…대체투자 '명가'로 거듭나겠다"
“지난 4년간 대체투자 자산을 두 배가량 늘렸고 올해는 더 확대해나갈 겁니다. 특히 친환경·신재생 분야 인프라 투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사진)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체투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전문 자산운용사만의 내공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2018년 1월 취임 이후 KB자산운용이 ‘대체투자 명가’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대체투자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2017년 8조원이던 KB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자산 규모는 지난달 현재 15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해외투자 자산이 급격히 늘었다. 2017년 7000억원에서 최근 4조9000억원으로 7배 불어났다.

이 대표는 KB자산운용의 강점으로 ‘고른 포트폴리오’를 꼽았다. 그는 “특정 국가와 섹터에 국한하지 않고 인프라, 부동산, 기업 투자 등 각 방면에서 다양하게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강점으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대체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라며 “단순히 규정이나 제도를 강화하는 게 아니라 이를 기업 문화로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대체투자 중 인프라에 주목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최근 한국성장금융과 산업은행이 추진한 ‘2021년 정책형 뉴딜 펀드(인프라)’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2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3조원 규모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펀드도 만들었다. 호주 AMP캐피털과 함께 운용하는 ‘글로벌인프라펀드’ 규모는 1조원(누적 투자액 2조원)을 넘어섰다. 이 대표는 “환경·신재생에너지 등 인프라 펀드에서는 KB자산운용이 1등”이라며 “이 분야에서 계속 선두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상품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메자닌 사모펀드의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11~12% 수준이다. 최고 48%까지 나오기도 했다. 올해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플랫폼산업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후 언택트 시대에서 콘택트 시대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빌딩은 입지에 따라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최근 가격이 너무 높아진 데다 대출 이자도 올라가 경기 침체 시 임대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결국 입지 좋은 부동산이 살아남는다”며 “물류센터나 오피스빌딩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순이익 기준 종합자산운용사 2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1분기에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2등을 차지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도전적인 한 해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챌린지 하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도전 의식을 심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행정고시 32회 출신이다. 재정경제부 서기관을 거쳐 2006년부터 2년간 GE에너지코리아 대표로 일했다. 이후 SK증권(2008~2014년), 코람코자산운용(2015~2016년), 현대자산운용(2017년) 대표를 지냈다.

윤아영/김종우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