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개인 퇴직연금 일부를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도록 하는 서비스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 퇴직연금 운용 서비스 회사인 포어스올은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계약을 맺고 자사의 401k(미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50여 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단 투자 한도는 전체 연금의 5%까지다. 401k는 회사가 매달 일정액을 퇴직금으로 적립해 주면 근로자가 이를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으로 세제 혜택이 있다.

포어스올이 관리하는 퇴직연금은 17억달러(약 1조8800억원)로, 미 전체 퇴직연금 시장(22조달러)에서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퇴직연금 운용처로 암호화폐를 선택할 수 있게 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포어스올은 고객사 400곳 중 몇 곳이 암호화폐 투자에 동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퇴직연금 운용과 관련해 규제가 없다. 미 최대 401k 관리회사인 피델리티는 암호화폐 직접투자를 금지하고 있지만 암호화폐 관련 펀드에 간접투자하는 방식은 허용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