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진원지' 2030세대는 왜 이준석에 열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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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특성과 들어맞았던 이준석식 직설적 화법과 태도
"과다한 할당제 등 과도한 PC주의 막자"는 입장도 주효
"과다한 할당제 등 과도한 PC주의 막자"는 입장도 주효
36세 이준석 후보가 결국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로 당선되며 '한국 정치사(史)'를 새로 쓰게됐다. 기존 정치권에 대해 교체를 요구하는 '세대교체론' 돌풍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준석 신임 대표가 '나이 어린 인물'이어서 지지를 받은건 아니었다는 평가다.
세대교체 요구에 더해 이준석 개인의 철학, 화법, 태도, 홍보 방식 등도 크게 작용했다는 의미다. 실제 이준석 이외의 '개혁성향' 초선이나 당외인사 후보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많은 젊은 정치인들 중 '왜 하필 이준석이고, 무엇이 그를 세대교체론의 기수로 만들었나'를 살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이준석 신드롬'의 진원지는 20·30세대였다. 당초 이 신임 대표는 정치권 세대교체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서 의의를 갖고 경선에 도전했다. 초기에는 본인을 포함한 누구도 대표 당선을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출마를 선언한 후 20·30 세대를 주축으로 유튜브, 각종 커뮤니티, 페이스북 등에서 이준석 관련 글이나 영상이 공유되며 '이준석 돌풍'이 불었고, 이게 다시 여론조사에 반영됐다. 여론조사에 반영된 '대세론'은 결국 당원 표심까지 견인하며 그를 헌정상 최초의 30대 제1야당 대표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20·30 세대는 왜 이준석에 열광했을까. '새로운 보수정치의 기수'와 '보수 포퓰리스트' 라는 평가 사이에 있는 이준석 신임 대표에 대한 20·30세대의 지지 원인을 분석해 본다.
이러한 명확한 메시지 전달방식은 유튜브, 페이스북, 커뮤니티 등에서 짧으면 5분 미만, 길어야 10분을 넘지 않는 영상을 빠르게 소비하는 20·30 세대의 메시지 소비 패턴과도 맞아들어갔다. 이미 경선 과정에서 이준석 후보의 연설과 토론 영상등은 짧게 편집돼 유튜브 등에서 빠르게 돌려가며 소비되고 있었다. 이준석 후보와 같이 명료한 메시지 형태가 아니면 이런식으로 소비될 수 없었다.
기존 정치권에 잘 없었던 '말과 연설의 정치'가 그들을 사로잡았다는 의미다. 유려한 그의 언변과 연설능력 역시 이 흐름을 더욱 부추겼다. 앞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젊은 정치인들처럼 "명확하고 확실한 입장을 보여주는 정치가 통한다"는 해석까지도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나경원, 주호영 후보의 경우 예민한 현안들에 있어 명확한 메시지보다는 '안티'를 만들지 않는 '안전하고 두루뭉술한' 메시지 전달방식을 택했다.
싸움을 피하지 않는 태도 역시 20·30 세대의 요구에 맞아들어갔다. '맞는 말도 싸가지없게하면 안된다'는 오랜 한국 정치 문법에 청년세대들은 더이상 반응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20·30 다수는 이러한 '싸가지론'에 반기를 들었고, 오히려 '잘싸운다' '시원하다' 는 식의 평가를 했다. 본인 스스로가 '할말은 한다'는 경향이 강한 MZ세대 특성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결국 여성할당, 지방할당 등 쟁점에서 PC 흐름을 '언더도그마'로 보고 있는 다수의 2030 지지자들을 대변한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그가 제시한 능력주의, 공정경쟁 프레임이 먹혀들었다는 의미다. 과거 인천국제공항 사태와 같은 방식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지균'이라 불리는 대학 입시에서의 지방 균형할당제, 블라인드 채용을 강제화하면서도 지방할당제를 실시하는 공기업 채용 등에 대해 반발하면서 이러한 흐름을 "불공정하다"고 인식하는 이들의 요구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이미 미국·유럽 등에서는 외국인, 여성, 지방 등에 대한 우호정책과 같은 PC주의에 대해 "과도하다"라는 불만이 나타나며 "할당제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충돌하며 정치 현상으로까지 나타왔지만, 한국의 경우 정치 영역에서 쟁점화되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 유럽에서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이 나뉘어 이를 두고 부딪혀 왔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보수정치인들 조차 관련 이슈에 있어서는 진보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 사이 정치권 밖에서만 관련된 갈등은 수면 아래에서 들끓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PC문제에 있어 보수적 입장을 대변하고 말해온 거의 최초의 정치인이라는 평가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든 부정적으로 평가하든, 결과적으로 '블루오션'을 선점한 셈이 됐다는 의미다. 특히 각종 여성할당제 등을 '역차별'로 보고 있는 2030 남성들 사이에서는 '세력화' '팬덤화'가 될 정도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목에서 '한국판 트럼프' '포퓰리스트'라는 일각의 비판도 나오지만, "공정한 경쟁이 필요하고 어떤 자리의 판단기준은 능력이 되야한다"고 생각하는 다수의 20·30 세대의 표심은 확실히 독점하다시피 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이준석 신임 대표는 새로운 방식과 담론을 들고 결국 제1야당의 당대표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생물학적 나이의 교체뿐 아니라 보수 정치의 세대교체까지 이뤄질 것인지 정치권 인사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세대교체 요구에 더해 이준석 개인의 철학, 화법, 태도, 홍보 방식 등도 크게 작용했다는 의미다. 실제 이준석 이외의 '개혁성향' 초선이나 당외인사 후보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많은 젊은 정치인들 중 '왜 하필 이준석이고, 무엇이 그를 세대교체론의 기수로 만들었나'를 살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이준석 신드롬'의 진원지는 20·30세대였다. 당초 이 신임 대표는 정치권 세대교체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서 의의를 갖고 경선에 도전했다. 초기에는 본인을 포함한 누구도 대표 당선을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출마를 선언한 후 20·30 세대를 주축으로 유튜브, 각종 커뮤니티, 페이스북 등에서 이준석 관련 글이나 영상이 공유되며 '이준석 돌풍'이 불었고, 이게 다시 여론조사에 반영됐다. 여론조사에 반영된 '대세론'은 결국 당원 표심까지 견인하며 그를 헌정상 최초의 30대 제1야당 대표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20·30 세대는 왜 이준석에 열광했을까. '새로운 보수정치의 기수'와 '보수 포퓰리스트' 라는 평가 사이에 있는 이준석 신임 대표에 대한 20·30세대의 지지 원인을 분석해 본다.
1)"말할건 말하고 싸울땐 싸운다"...직설적이고 명확한 화법과 태도
명확하고 정확한 입장과 메시지 전달방식이 20·30세대의 소통 방식과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기존 정치권의 '좋은게 좋은것'이라는 태도보다는 '아닌건 아니고 맞는 것 맞다'는 식의 화법이, 가식적인걸 싫어하고 직설적인 전달방식을 선호하는 20·30 세대의 요구를 충족했다는 의미다.이러한 명확한 메시지 전달방식은 유튜브, 페이스북, 커뮤니티 등에서 짧으면 5분 미만, 길어야 10분을 넘지 않는 영상을 빠르게 소비하는 20·30 세대의 메시지 소비 패턴과도 맞아들어갔다. 이미 경선 과정에서 이준석 후보의 연설과 토론 영상등은 짧게 편집돼 유튜브 등에서 빠르게 돌려가며 소비되고 있었다. 이준석 후보와 같이 명료한 메시지 형태가 아니면 이런식으로 소비될 수 없었다.
기존 정치권에 잘 없었던 '말과 연설의 정치'가 그들을 사로잡았다는 의미다. 유려한 그의 언변과 연설능력 역시 이 흐름을 더욱 부추겼다. 앞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젊은 정치인들처럼 "명확하고 확실한 입장을 보여주는 정치가 통한다"는 해석까지도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나경원, 주호영 후보의 경우 예민한 현안들에 있어 명확한 메시지보다는 '안티'를 만들지 않는 '안전하고 두루뭉술한' 메시지 전달방식을 택했다.
싸움을 피하지 않는 태도 역시 20·30 세대의 요구에 맞아들어갔다. '맞는 말도 싸가지없게하면 안된다'는 오랜 한국 정치 문법에 청년세대들은 더이상 반응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20·30 다수는 이러한 '싸가지론'에 반기를 들었고, 오히려 '잘싸운다' '시원하다' 는 식의 평가를 했다. 본인 스스로가 '할말은 한다'는 경향이 강한 MZ세대 특성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2)'불편함'을 불편해하는 20·30세대..."과도한 PC는 거부한다"는 입장 선점
"지나친 할당제 등 과도한 PC(정치적 올바름)는 막아야한다"는 입장을 선점한 정치인으로서 비슷한 흐름을 띄는 20·30세대의 요구와 맞아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이준석 후보는 "능력을 최우선적으로 판단하고 각종 과다한 할당제를 없애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그는 "이러한 공정한 경쟁이 새로운 보수의 프레임"이라고도 했다. 민감한 젠더이슈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결국 여성할당, 지방할당 등 쟁점에서 PC 흐름을 '언더도그마'로 보고 있는 다수의 2030 지지자들을 대변한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그가 제시한 능력주의, 공정경쟁 프레임이 먹혀들었다는 의미다. 과거 인천국제공항 사태와 같은 방식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지균'이라 불리는 대학 입시에서의 지방 균형할당제, 블라인드 채용을 강제화하면서도 지방할당제를 실시하는 공기업 채용 등에 대해 반발하면서 이러한 흐름을 "불공정하다"고 인식하는 이들의 요구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이미 미국·유럽 등에서는 외국인, 여성, 지방 등에 대한 우호정책과 같은 PC주의에 대해 "과도하다"라는 불만이 나타나며 "할당제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충돌하며 정치 현상으로까지 나타왔지만, 한국의 경우 정치 영역에서 쟁점화되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 유럽에서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이 나뉘어 이를 두고 부딪혀 왔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보수정치인들 조차 관련 이슈에 있어서는 진보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 사이 정치권 밖에서만 관련된 갈등은 수면 아래에서 들끓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PC문제에 있어 보수적 입장을 대변하고 말해온 거의 최초의 정치인이라는 평가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든 부정적으로 평가하든, 결과적으로 '블루오션'을 선점한 셈이 됐다는 의미다. 특히 각종 여성할당제 등을 '역차별'로 보고 있는 2030 남성들 사이에서는 '세력화' '팬덤화'가 될 정도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목에서 '한국판 트럼프' '포퓰리스트'라는 일각의 비판도 나오지만, "공정한 경쟁이 필요하고 어떤 자리의 판단기준은 능력이 되야한다"고 생각하는 다수의 20·30 세대의 표심은 확실히 독점하다시피 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이준석 신임 대표는 새로운 방식과 담론을 들고 결국 제1야당의 당대표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생물학적 나이의 교체뿐 아니라 보수 정치의 세대교체까지 이뤄질 것인지 정치권 인사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