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올해(2021 회계연도, 2020년 10월~2021년 9월) 8개월 만에 2조달러를 넘었다.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미 재무부는 10일(현지시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2조6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8800억달러) 대비 9.7% 늘어난 규모다. 이 기간 지출은 4조6700억달러, 세수는 2조6100억달러였다.

5월만 보면 월간 재정적자가 1320억달러로 1년 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 전체로 보면 재정적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CNBC방송은 2021 회계연도 종료를 4개월 앞두고 연방정부 적자 규모가 사상 최고치였던 2020 회계연도의 3조1300억달러 적자에 육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정적자 확대는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미 의회는 지난해 3월 이후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여섯 차례 부양책을 통해 총 5조600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중 1조9000억달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제안해 지난 3월 의회 통과와 대통령 서명을 거쳤다. 코로나19 여파로 한때 미국인 2200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경제 쇼크가 일어나자 이를 막기 위한 대응책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재정적자가 늘고 국가채무 비율도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해 GDP 대비 연방정부 채무 비율은 100%였는데 당분간은 이 비율이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존 코로나19 부양책에 더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및 교육·복지 지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부가 지난달 말 바이든 행정부의 예산 확대와 증세 구상을 반영해 공개한 재정 전망을 보면 2031년까지 10년간 연평균 재정적자는 1조3000억달러에 달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31년 11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