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논문 리뷰] 지질 나노입자에 의한 새로운 유전자 치료법 개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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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남궁석 SLMS 대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제약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신기술이었던 지질 나노입자 기반의 mRNA 백신을 전 세계인이 투여받는 시대가 됐다. 지질 나노입자를 활용한 유전자 치료법 관련 최신 연구 동향을 살펴본다.
지질 나노입자 기반의 mRNA 백신이 코로나19 시국에 상용화된 것은 단순히 새로운 백신의 플랫폼이 탄생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수십억 명의 사람이 지질 나노입자 기반의 약물을 성공적으로 투여받고, mRNA 기반의 의약품 플랫폼의 생산 유통 기반이 확립됐다는 것은 소분자의약품과 단백질 기반 의약품으로 대변되던 기존 제약산업의 약물 형태와 크게 다른 새로운 형식이 대거 등장할 기반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재에서는 백신 이외에 현재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질 나노입자를 통한 새로운 약물 전달 방식 개발의 현황에 대해서 최근 출간된 3편의 논문을 통해 알아보기로 한다.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한 크리스퍼(CRISPR) 염기편집에 의한 PCSK9 타기팅의 LDL 콜레스테롤 조절
저널 Nature (IF 42.778)
게재일 2021.5.19
doi 10.1038/s41586-021-03534-y
PCSK9는 인간 유전학 연구를 통해 이 유전자에 기능 손실 돌연변이가 존재하면 혈중 LDL 콜레스테롤의 수준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것으로 처음 주목을 받은 유전자다. 기능 연구를 통해 PCSK9는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용체(LDL-R)의 분해에 관여해 LDL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따라서 고지혈증 치료의 좋은 표적으로 떠올라 이를 억제하는 항체의약품의 개발이 추진됐고, 리제네론·사노피의 알리로쿠맙(Alirocumab)과 암젠의 에볼로쿠맙(Evolucumab)의 두 가지 인간 유래 항체가 사용 승인을 얻었다.
이러한 항체 기반의 PCSK9 억제제는 스타틴만으로 콜레스테롤 수준이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증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으나, 경구 투여가 가능한 스타틴과는 달리 내원해 피하주사로 투여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항체의약품인 관계로 1년 투여 약값이 1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라는 약점이 PCSK9를 표적하는 약물의 보급을 늦추고 있다.
저명한 심장내과의이자 유전학자인 세카 카트레산이 설립한 바이오텍 스타트업인 버브 세라퓨틱은 PCSK9를 포함한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를 크리스퍼 기술을 이용해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버브 세라퓨틱스는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base editor) 기술을 지질 나노입자 기술과 접목해 원숭이 간의 PCSK9 유전자를 녹아웃한 논문을 2021년 5월 <네이처>에 게재했다.
이들은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와 가이드 RNA를 세포에 전달하기 위해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에 이용한 지질 나노파티클 기반의 전달 시스템을 이용했다. mRNA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할 수 있는 mRNA를 전달한다면, 이 시스템에서는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의 mRNA와 PCSK9의 타기팅할 유전자 부위를 지정하는 가이드 RNA를 지질 나노파티클로 전달한다.
연구진은 PCSK9의 첫 번째 엑손과 인트론의 경계에 있는 아데닌 염기를 구아닌으로 바꿔 스플라이싱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게 함으로써 유전자가 제대로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PCSK9 유전자의 1개 염기만을 수정하고도 완전히 유전자의 기능을 정지시킬 수 있었다. 크리스퍼에 의한 유전자 편집에서 흔히 우려되는 유전체의 타깃 영역 이외의 영역(off-target)에서 변화가 생기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타깃 영역과 유사한 69개의 잠재적인 오프타깃 사이트의 서열을 검사해보았으나, 전혀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것으로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는 오프타깃에서의 원하지 않는 돌연변이 염려 없이 원하는 유전체 부분만을 정확히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이렇게 개발된 지질 나노파티클 기반의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 mRNA 후보물질인 VERVE-101을 원숭이에 피하주사로 투여해 실제로 간세포의 유전자를 편집하고 PCSK9 단백질과 LDL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추는지를 확인했다. 먼저 0.5, 1.0, 1.5mg/kg의 3가지 농도로 투여한 결과, 가장 낮은 농도인 0.5mg/kg의 투여량에서도 전체 간 유래의 세포 약 60% 이상에서 성공적으로 유전자 편집이 일어난 것을 확인했다. PCSK9 단백질 양은 90% 이상 감소했으며, 혈중 LDL 콜레스테롤은 60% 이상 줄어들었다. 간에서의 간세포(hepatocyte) 비율을 생각하면, 이는 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간세포에서 유전자 편집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유전자 편집에 의한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는 얼마나 지속될까.
VERVE-101을 투여받은 원숭이는 투여받은 지 220일 동안 PCSK9와 LDL 콜레스테롤 수준이 떨어진 채로 유지됐으며, 이 효과가 얼마나 더 오래 유지될지는 추후의 연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동물실험에서는 1회 접종으로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효과가 유지된다는 것이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 기술과 지질 나노입자에 의한 mRNA 전달기술을 접목해 원숭이 모델에서 효과적으로 PCSK9 유전자를 표적해 LDL 콜레스테롤 수준을 줄일 수 있다는 개념증명(proof of concept)을 보여줬다. 물론 이 연구가 앞으로 인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지질 나노입자에 의한 염기 에디터의 안전성이나 효과 등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므로 더 많은 후속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의 연구는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 기술과 지질 나노입자에 의한 mRNA 전달 기술의 융합이 심혈관 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CAR-T mRNA 나노입자의 직접 주입에 의한 생체 내 T세포에의 CAR-T 유전자 발현
저널 Nature communications(IF 12.121)
게재일 2020.11.27
doi 10.1038/s41467-020-19486-2
현재 CAR-T 세포 치료를 위해서는 일단 환자에게서 T세포를 회수한 다음, 체외에서 CAR-T 유전자를 도입한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한다. 이러한 체외에서의 유전자 도입 과정 대신 직접 환자에게 유전자 도입 수단을 주입해 환자 몸속에 순환하는 T세포에서 직접 유전자 도입을 할 수는 없을까.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마티아스 스테판 박사팀은 폴리(베타-아미노 에스테르) 폴리머 기반의 나노파티클을 이용해 패키징한 CAR-T와 암 항원에 최적화된 TCR 유전자의 mRNA를 직접 동물에 주사해 동물 내 T세포에 mRNA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시험했다.
이들은 일단 채취한 사람 T세포를 이용해 체외에서 이들의 나노파티클로 mRNA를 도입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체외에서 나노파티클에 의해 사람 T세포에 mRNA를 도입해 CAR-T 세포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 면역거부 생쥐에 CD19를 발현하는 암세포와 사람 T세포를 주입하고 CAR-T mRNA가 패키징된 나노파티클을 주사했다. 이를 통해 실제로 나노파티클의 주입이 혈관 속에서 순환하는 T세포에 CAR-T mRNA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았다.
나노파티클의 주입을 통해 생쥐에 주입된 사람 T세포에서 CAR-T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렇게 생체 내에서 만들어진 CAR-T 세포로 쥐 모델에서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효과는 체외에서 유전자를 도입한 후 세포 내에 주입된 CAR-T 세포에 의한 치료법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혈액암 이외에도 고형암에 대해서 나노파티클 기반의 mRNA CAR-T의 효과를 시험했다. 일단 전립선암 마커인 ROR1-CAR-T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서 유도된 간암에 특이적인 HBV 항원을 인식하는 TCR mRNA를 담고 있는 나노파티클을 주사해 치료 효과를 보는 데 성공했다.
결론적으로 해당 연구는 환자로부터 T세포를 회수해 맞춤형 유전자 조작 T세포를 만드는 현행의 CAR-T 혹은 TCR 기반의 치료법의 난점을 극복하고, 직접적으로 외래 유전자를 mRNA 형태로 혈액 중의 T세포에 전달해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주었다.
이러한 치료법이 실용화된다면, 현행 CAR-T 세포 치료처럼 자기 자신의 T세포를 회수해 유전자 조작을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현행의 mRNA 백신을 맞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CAR-T 세포를 우리 몸 속에서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준 것이다.
물론 현재의 연구는 동물모델 수준의 연구로, 이것이 실제로 사람을 대상으로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원숭이 등 다른 동물모델에서의 연구나 나노파티클에 의한 유전자 전달 효과의 증대 등 여러 가지의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이온화 가능한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한 mRNA 전달에 의한 CAR-T 세포 엔지니어링
저널 Nano letters (IF 11.238)
게재일 2020.1.17
doi 10.1021/acs.nanolett.9b04246
키메릭 수용체 T세포(CAR-T)에 의한 세포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T세포에 외래 유전자 도입이 필요하다.
현재의 CAR-T는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유전자 도입이 이루어지는데, 바이러스 벡터에 의한 유전자 도입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유전자 도입에 의해서 T세포의 유전체 손상이 될 우려도 있으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면역반응 유도에 의한 여러 가지 부작용은 많은 CAR-T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바이러스 벡터를 통한 DNA 도입이 아닌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한 mRNA로 CAR-T 관련 유전자를 도입하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마이클 미첼과 CAR-T 유전자 요법의 선구자인 칼 준 교수의 공동연구팀은 이온화 가능한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해 T세포에 CAR-T 유전자를 mRNA 형태로 도입해 발현하는 연구를 했다.
이들은 먼저 T세포 유래 세포주인 ‘Jurkat 세포주’를 이용해 24종의 지질 나노입자를 테스트해 많이 사용되는 트랜스펙션 물질인 리포펙타민에 비해 mRNA 전달효율이 현저히 높은 것을 선별했다. 선별된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해 환자에게서 추출한 T세포에 CAR mRNA를 도입했는데, 이를 통해 이전에 mRNA를 도입할 때 사용하던 방법인 전기충격법(electroporation)에 의한 mRNA 도입보다 세포 독성을 줄이면서도 동등한 수준의 CAR-T 활성을 가지는 CAR-T 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T세포로부터 CAR-T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조하는 방법으로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해 mRNA를 전달해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새로운 제조공정에 의한 CAR-T의 제조가 실용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실제로 이렇게 제조된 CAR-T의 동물실험 등을 통한 효능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 소개>
남궁석 SLMS 대표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생화학 전공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예일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 후연구원을 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충북대 농업생명과학대 축산식품생명과학부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지금은 Secret Lab of Mad Scientist(SLMS)라는 이름으로 과학 저술 및 과학 관련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다. <과학자가 되는 방법>, <암 정복 연대기>의 저자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6월호에 실렸습니다.
지질 나노입자 기반의 mRNA 백신이 코로나19 시국에 상용화된 것은 단순히 새로운 백신의 플랫폼이 탄생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수십억 명의 사람이 지질 나노입자 기반의 약물을 성공적으로 투여받고, mRNA 기반의 의약품 플랫폼의 생산 유통 기반이 확립됐다는 것은 소분자의약품과 단백질 기반 의약품으로 대변되던 기존 제약산업의 약물 형태와 크게 다른 새로운 형식이 대거 등장할 기반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재에서는 백신 이외에 현재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질 나노입자를 통한 새로운 약물 전달 방식 개발의 현황에 대해서 최근 출간된 3편의 논문을 통해 알아보기로 한다.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한 크리스퍼(CRISPR) 염기편집에 의한 PCSK9 타기팅의 LDL 콜레스테롤 조절
(In vivo CRISPR base editing of PCSK9 durably lowers cholesterol in primates)
저널 Nature (IF 42.778)게재일 2021.5.19
doi 10.1038/s41586-021-03534-y
PCSK9는 인간 유전학 연구를 통해 이 유전자에 기능 손실 돌연변이가 존재하면 혈중 LDL 콜레스테롤의 수준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것으로 처음 주목을 받은 유전자다. 기능 연구를 통해 PCSK9는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용체(LDL-R)의 분해에 관여해 LDL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따라서 고지혈증 치료의 좋은 표적으로 떠올라 이를 억제하는 항체의약품의 개발이 추진됐고, 리제네론·사노피의 알리로쿠맙(Alirocumab)과 암젠의 에볼로쿠맙(Evolucumab)의 두 가지 인간 유래 항체가 사용 승인을 얻었다.
이러한 항체 기반의 PCSK9 억제제는 스타틴만으로 콜레스테롤 수준이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증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으나, 경구 투여가 가능한 스타틴과는 달리 내원해 피하주사로 투여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항체의약품인 관계로 1년 투여 약값이 1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라는 약점이 PCSK9를 표적하는 약물의 보급을 늦추고 있다.
저명한 심장내과의이자 유전학자인 세카 카트레산이 설립한 바이오텍 스타트업인 버브 세라퓨틱은 PCSK9를 포함한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를 크리스퍼 기술을 이용해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버브 세라퓨틱스는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base editor) 기술을 지질 나노입자 기술과 접목해 원숭이 간의 PCSK9 유전자를 녹아웃한 논문을 2021년 5월 <네이처>에 게재했다.
이들은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와 가이드 RNA를 세포에 전달하기 위해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에 이용한 지질 나노파티클 기반의 전달 시스템을 이용했다. mRNA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할 수 있는 mRNA를 전달한다면, 이 시스템에서는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의 mRNA와 PCSK9의 타기팅할 유전자 부위를 지정하는 가이드 RNA를 지질 나노파티클로 전달한다.
연구진은 PCSK9의 첫 번째 엑손과 인트론의 경계에 있는 아데닌 염기를 구아닌으로 바꿔 스플라이싱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게 함으로써 유전자가 제대로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PCSK9 유전자의 1개 염기만을 수정하고도 완전히 유전자의 기능을 정지시킬 수 있었다. 크리스퍼에 의한 유전자 편집에서 흔히 우려되는 유전체의 타깃 영역 이외의 영역(off-target)에서 변화가 생기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타깃 영역과 유사한 69개의 잠재적인 오프타깃 사이트의 서열을 검사해보았으나, 전혀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것으로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는 오프타깃에서의 원하지 않는 돌연변이 염려 없이 원하는 유전체 부분만을 정확히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이렇게 개발된 지질 나노파티클 기반의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 mRNA 후보물질인 VERVE-101을 원숭이에 피하주사로 투여해 실제로 간세포의 유전자를 편집하고 PCSK9 단백질과 LDL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추는지를 확인했다. 먼저 0.5, 1.0, 1.5mg/kg의 3가지 농도로 투여한 결과, 가장 낮은 농도인 0.5mg/kg의 투여량에서도 전체 간 유래의 세포 약 60% 이상에서 성공적으로 유전자 편집이 일어난 것을 확인했다. PCSK9 단백질 양은 90% 이상 감소했으며, 혈중 LDL 콜레스테롤은 60% 이상 줄어들었다. 간에서의 간세포(hepatocyte) 비율을 생각하면, 이는 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간세포에서 유전자 편집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유전자 편집에 의한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는 얼마나 지속될까.
VERVE-101을 투여받은 원숭이는 투여받은 지 220일 동안 PCSK9와 LDL 콜레스테롤 수준이 떨어진 채로 유지됐으며, 이 효과가 얼마나 더 오래 유지될지는 추후의 연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동물실험에서는 1회 접종으로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효과가 유지된다는 것이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 기술과 지질 나노입자에 의한 mRNA 전달기술을 접목해 원숭이 모델에서 효과적으로 PCSK9 유전자를 표적해 LDL 콜레스테롤 수준을 줄일 수 있다는 개념증명(proof of concept)을 보여줬다. 물론 이 연구가 앞으로 인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지질 나노입자에 의한 염기 에디터의 안전성이나 효과 등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므로 더 많은 후속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의 연구는 크리스퍼 염기 에디터 기술과 지질 나노입자에 의한 mRNA 전달 기술의 융합이 심혈관 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CAR-T mRNA 나노입자의 직접 주입에 의한 생체 내 T세포에의 CAR-T 유전자 발현
(In vitro-transcribed antigen receptor mRNA nanocarriers for transient expression in circulating T cells in vivo)
저널 Nature communications(IF 12.121)게재일 2020.11.27
doi 10.1038/s41467-020-19486-2
현재 CAR-T 세포 치료를 위해서는 일단 환자에게서 T세포를 회수한 다음, 체외에서 CAR-T 유전자를 도입한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한다. 이러한 체외에서의 유전자 도입 과정 대신 직접 환자에게 유전자 도입 수단을 주입해 환자 몸속에 순환하는 T세포에서 직접 유전자 도입을 할 수는 없을까.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마티아스 스테판 박사팀은 폴리(베타-아미노 에스테르) 폴리머 기반의 나노파티클을 이용해 패키징한 CAR-T와 암 항원에 최적화된 TCR 유전자의 mRNA를 직접 동물에 주사해 동물 내 T세포에 mRNA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시험했다.
이들은 일단 채취한 사람 T세포를 이용해 체외에서 이들의 나노파티클로 mRNA를 도입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체외에서 나노파티클에 의해 사람 T세포에 mRNA를 도입해 CAR-T 세포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 면역거부 생쥐에 CD19를 발현하는 암세포와 사람 T세포를 주입하고 CAR-T mRNA가 패키징된 나노파티클을 주사했다. 이를 통해 실제로 나노파티클의 주입이 혈관 속에서 순환하는 T세포에 CAR-T mRNA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았다.
나노파티클의 주입을 통해 생쥐에 주입된 사람 T세포에서 CAR-T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렇게 생체 내에서 만들어진 CAR-T 세포로 쥐 모델에서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효과는 체외에서 유전자를 도입한 후 세포 내에 주입된 CAR-T 세포에 의한 치료법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혈액암 이외에도 고형암에 대해서 나노파티클 기반의 mRNA CAR-T의 효과를 시험했다. 일단 전립선암 마커인 ROR1-CAR-T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서 유도된 간암에 특이적인 HBV 항원을 인식하는 TCR mRNA를 담고 있는 나노파티클을 주사해 치료 효과를 보는 데 성공했다.
결론적으로 해당 연구는 환자로부터 T세포를 회수해 맞춤형 유전자 조작 T세포를 만드는 현행의 CAR-T 혹은 TCR 기반의 치료법의 난점을 극복하고, 직접적으로 외래 유전자를 mRNA 형태로 혈액 중의 T세포에 전달해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주었다.
이러한 치료법이 실용화된다면, 현행 CAR-T 세포 치료처럼 자기 자신의 T세포를 회수해 유전자 조작을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현행의 mRNA 백신을 맞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CAR-T 세포를 우리 몸 속에서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준 것이다.
물론 현재의 연구는 동물모델 수준의 연구로, 이것이 실제로 사람을 대상으로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원숭이 등 다른 동물모델에서의 연구나 나노파티클에 의한 유전자 전달 효과의 증대 등 여러 가지의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온화 가능한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한 mRNA 전달에 의한 CAR-T 세포 엔지니어링
(lonizable Lipid Nanoparticle-Medicated mRNA Delivery for Human CAR T Cell Engineering)
저널 Nano letters (IF 11.238)게재일 2020.1.17
doi 10.1021/acs.nanolett.9b04246
키메릭 수용체 T세포(CAR-T)에 의한 세포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T세포에 외래 유전자 도입이 필요하다.
현재의 CAR-T는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유전자 도입이 이루어지는데, 바이러스 벡터에 의한 유전자 도입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유전자 도입에 의해서 T세포의 유전체 손상이 될 우려도 있으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면역반응 유도에 의한 여러 가지 부작용은 많은 CAR-T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바이러스 벡터를 통한 DNA 도입이 아닌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한 mRNA로 CAR-T 관련 유전자를 도입하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마이클 미첼과 CAR-T 유전자 요법의 선구자인 칼 준 교수의 공동연구팀은 이온화 가능한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해 T세포에 CAR-T 유전자를 mRNA 형태로 도입해 발현하는 연구를 했다.
이들은 먼저 T세포 유래 세포주인 ‘Jurkat 세포주’를 이용해 24종의 지질 나노입자를 테스트해 많이 사용되는 트랜스펙션 물질인 리포펙타민에 비해 mRNA 전달효율이 현저히 높은 것을 선별했다. 선별된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해 환자에게서 추출한 T세포에 CAR mRNA를 도입했는데, 이를 통해 이전에 mRNA를 도입할 때 사용하던 방법인 전기충격법(electroporation)에 의한 mRNA 도입보다 세포 독성을 줄이면서도 동등한 수준의 CAR-T 활성을 가지는 CAR-T 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T세포로부터 CAR-T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조하는 방법으로 지질 나노입자를 이용해 mRNA를 전달해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새로운 제조공정에 의한 CAR-T의 제조가 실용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실제로 이렇게 제조된 CAR-T의 동물실험 등을 통한 효능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 소개>
남궁석 SLMS 대표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생화학 전공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예일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 후연구원을 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충북대 농업생명과학대 축산식품생명과학부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지금은 Secret Lab of Mad Scientist(SLMS)라는 이름으로 과학 저술 및 과학 관련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다. <과학자가 되는 방법>, <암 정복 연대기>의 저자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6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