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보겸이 성형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보겸TV
여혐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보겸이 성형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보겸TV
여혐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던 유명 유튜버 보겸이 "새사람이 되겠다"며 성형수술을 했다.

유튜버 보겸은 최근 "엄마 미안해. 이것밖에 방법이 없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성형외과를 찾아 상담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왜 수술을 결심하게 됐느냐'는 의사의 질문에 보겸은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일들이 좀 있어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히 외모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았던 보겸이 성형을 결심한 이유는 최근 불거진 논란에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보겸은 철학박사 윤지선 교수의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 한국남성성의 불완전변태과정의 추이에 대한 신물질주의적 분석’을 통해 '여혐' 유튜버라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이다.

2019년 철학연구회가 발행한 학술잡지에 실린 이 논문에는 보겸이 구독자들에게 인사하는 '보이루'(보겸+하이루)라는 표현이 여성혐오 용어라고 명시되어 있다.

윤 교수는 '보이루'라는 용어는 여성의 음부를 뜻하는 단어에 하이루를 합성한 것이라며 "초등학교 남학생부터 2030 젊은이에 이르기까지 여성혐오용어 놀이의 유행어처럼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일부 매체들은 윤 교수의 논문을 인용 보도했고 '일베' 프레임을 씌우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하지만 보겸은 '보이루'라는 표현이 구독자들과의 인사일 뿐 여성 혐오 표현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토로했고, 논문 수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보겸은 윤 교수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며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윤 교수의 논문에 대해 "한국 남자들이 '한남충'에서 '몰카충'이 되고, 그 사이에서 보겸이 일조를 했다는 내용이다. 굉장히 더럽고 역겹다. 자신의 페미니스트로서의 입지를 위해 악랄하게 언론을 선동해 특정 개인 한 명을 여성혐오자로 낙인찍어 평생을 고통스럽게 살게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형 수술 2주 후 보겸은 콘텐츠를 올려
성형 수술 2주 후 보겸은 콘텐츠를 올려 "아직은 얼굴을 보여드릴 자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사진=유튜브 보겸TV
보겸은 "밖에 나가면 사람들 눈을 못 마주치고, 어딜 가든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 상황을 만들어준 윤지선 교수, 철학연구회 등 정말 대단하다. 고소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보겸 하이루'가 '보X 하이루'라고 조롱하고 계시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보겸은 "눈 깜짝할 사이에 가해자가 되어버렸다. 남성 혐오 논문에 문제점만 지적하려고 했는데 여성 혐오 가해자가 되어 있다"며 분노했다.

윤지선 교수는 "유튜버 보겸이 저를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몇 달간 지속하며 집단 사이버 공격 수위를 촉발시켰다"며 "저도 당당히 맞대응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회에서는 어떠한 여성차별이나 여성 혐오 현상은 없다고 믿는 일부 남성 집단의 요구에 크게 부응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하며 "과연 '보이루'가 우리 사회에서 정말로 여성혐오 용례로 쓰인 적이 있는지, 거기에 대한 법리적 판단을 제대로 해보는 판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날선 비난과 싸늘한 여론에 보겸은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로 했다. 그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며 성형수술 영상을 게재했다. 9시간 동안 보겸은 이마, 눈, 코, 얼굴 윤곽 등을 손봤다.

수술 후 2주 만에 콘텐츠를 게재한 보겸은 얼굴을 가린채 구독자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이렇게 인사하는 것도 오랜만이다. 수술이 끝나고 2주가 지났는데 통증은 아직도 있긴 하다. 수술 영상에서 부은 모습이 어떻게 보면 (보여드리는) 마지막 얼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리가 잡아가며 예전 얼굴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예 없는것 같기도 하다. 이제 얼굴 드러내기가 자신이 없다. 가조쿠(가족) 분들이 많이 있는데 항상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네티즌들은 "무고한 사람을 성범죄자로 몬 꼴", "옆집 형처럼 구수한 게 매력이었는데 안타깝다", "성형수술 맏는 이유가 마음 아프다", "웃으며 방송에 돌아오길 바라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보겸을 응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