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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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호텔업계가 백신 접종 인증을 활용한 마케팅에 나섰다. 호텔 조식 및 뷔페 할인부터 택시비 지원까지 다양한 할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고3 수험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수험표를 내면 각종 할인 혜택을 받듯이 '백신 할인'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다만 연령대에 따라 백신 접종을 하고 싶어도 받지 못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선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는 차별적 행사"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전자예방접종증명서 발급·인증 애플리케이션(COOV). [사진=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전자예방접종증명서 발급·인증 애플리케이션(COOV). [사진=연합뉴스]

뷔페 50% 할인부터 택시비 지원까지 다양한 혜택

신라스테이는 백신 접종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백신 접종 스페셜 인센티브' 패키지를 선보였다. [사진=신라스테이 제공]
신라스테이는 백신 접종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백신 접종 스페셜 인센티브' 패키지를 선보였다. [사진=신라스테이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밀레니엄 힐튼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인 '카페 395'는 6월 한 달간 평일 점심에 한해 백신 접종자 본인을 포함한 테이블당 4인까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다음달 1일부터 8월31일까지는 평일 점심과 일요일 저녁의 경우 백신 접종 인증시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역시 접종자 본인 포함 테이블당 최대 4인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라스테이는 백신 접종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백신 접종 스페셜 인센티브' 패키지를 선보였다. 백신 접종을 1차 이상 완료한 고객이 접종 당일 병원에서 호텔로 이동하는 택시 요금을 최대 1만원 지원한다. 백신 접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발열이나 두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쿨패치, 비타민 음료 등으로 구성된 '케어 키트'도 제공한다. 이 패키지는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신라스테이 전국 13개 호텔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신라스테이 뷔페 레스토랑 '카페(cafe)'도 백신 접종 고객을 위한 할인 혜택 인센티브를 준다. 1차 백신 접종 또는 접종 완료 고객은 전국 신라스테이 '카페'에서 20% 할인된 가격으로 최대 4인까지 뷔페를 이용할 수 있다.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백신 접종 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

서울 영등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도 다음달 11일까지 '백신 맞고 백원 조식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백신 접종자 본인과 동반 고객이 객실만 이용할 경우 조식 뷔페를 2인까지 인당 1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전화 예약 또는 호텔 홈페이지를 통해 '룸 온리' 상품을 예약한 다음 체크인할 때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면 된다.

"백신 못맞은 2030도 할인 받고 싶다" 볼멘소리도

백신 접종 독려 프로모션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한편에선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 백신을 맞지 못하는 연령대가 있어 차별적 프로모션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는 것. 백신 접종이 1차만 진행된 상황에서 모객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게 다소 걱정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대학원생 김지원 씨(28·여)는 "20대 여성은 아직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라 할인 혜택을 직접 받을 수 없다. 앞으로 전 국민이 백신 접종을 맞겠지만 현재로선 다소 아쉽다"면서 "2030 여성이 백신을 맞았을 때도 이같은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상미 씨(30·여) 역시 "같은 사무실 남성 직원이 최근 백신을 맞고 와서는 증명서를 보여주면서 '수험생 할인표 같다'고 하더라. 고3이 수능 끝나면 수험표를 보여주고 이것저것 할인 혜택을 받는 것 같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수험생 할인 혜택은 이해하지만 특정 직업군, 연령대만 백신 할인 혜택을 받는 건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30세 이상 예비군 등에 대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경성의원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세 이상 예비군 등에 대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경성의원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얀센 백신을 제외하면 두 차례씩 맞아야 하는데 현재 1차 접종만 진행된 상태에서 이같은 프로모션은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50대 공무원 박모 씨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침체됐던 호텔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는 좋지만 자칫 지나치게 풀어지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 같아 다소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호텔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커플이나 가족 단위로 호텔을 방문하므로 남자친구나 부모님이 백신을 맞았다면 2030 여성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셈"이라며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백신 접종이 활성화되고 호텔업계에도 활기가 넘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독·환기 등 방역수칙 역시 잘 지키고 있으니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