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지분 투자한 청록수소 생산 업체 모놀리스의 미국 네브래스카 공장.  SK제공
SK㈜가 지분 투자한 청록수소 생산 업체 모놀리스의 미국 네브래스카 공장. SK제공
SK그룹의 경영 전략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로 수렴한다. 사업 구조 전반을 ESG 위주로 바꾸는 중이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면 ESG 바람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ESG 사업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가 선봉에 섰다.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양산에 성공한 미국 모놀리스에 지난 3일 투자했다. SK㈜는 리딩투자자로 모놀리스 이사회 의석을 확보했다. 미국 최대 발전·재생에너지 개발사 넥스트에라도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청록수소는 메탄(CH4)이 주 성분인 천연가스를 고온의 반응기에 주입해 수소(H2)와 고체탄소(C)로 분해한 것이다.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탄소포집·저장(CCUS) 공정이 필요 없다. 또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인 ‘그린수소’에 비해 전기를 적게 쓴다.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있는 모놀리스는 2012년 설립됐다. 독자개발한 반응기에 천연가스를 주입한 뒤 열분해하는 방법으로 고순도의 청록수소와 고체탄소를 생산하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모놀리스는 작년 6월 세계 최초 청록수소 공장을 완공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청록수소 상업화 단계에 접어든 공정기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청록수소 생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체 탄소는 타이어, 기계용 고무부품 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SK㈜는 작년 말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 전담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2025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1위 수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SK인천석유화학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2023년부터 약 3만t 규모 액화 수소를 생산하기로 했다. 2025년부터는 청정수소 25만t을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는 지난 1월 SK E&S와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 지분 약 10%를 확보했다. SK와 플러그파워는 합작법인을 세우고 아시아 수소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사명에 ‘에코’를 넣고 친환경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폐기물 처리 업체 네 곳을 한꺼번에 인수했다.

SK에코플랜트는 클렌코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DDS) 등 네 개 기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약 4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인수한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통해 충청권 폐기물 소각 처리기업 네 곳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수처리뿐 아니라 하루 876t(의료폐기물 제외)의 폐기물 소각 용량을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로 도약하는 등 환경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한층 더 가속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SK에코플랜트는 앞으로 건설업에서 쌓아온 핵심 역량과 인수 기업들의 노하우 및 친환경 신기술을 활용해 폐기물 처리 고도화·선진화에 나서고,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최근 ESG 경영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그룹의 ESG 경영 연계 기업대출 2000억원을 조달했다.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 효율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점, 최상위권 신용등급(AAA)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우대금리를 적용받았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