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사업 분야가 가장 다각화된 건설기계 기업, 캐터필러 [애널리스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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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
캐터필러(CAT)는 1925년 미국 일리노이주에 설립된 세계 최대 광산·건설기계 제조사다. 굴삭기에서부터 불도저, 초대형 채굴장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용 중장비를 생산 및 판매하며, 6월 10일 현재 시가 총액은 약 1285억달러에 이른다. 다우 산업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종목 중 하나이며, 미국 증시 내 중공업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하반기를 기점으로 북미·유럽 기반 건설기계 기업들이 아시아, 특히 중국에 중심을 두는 기업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캐터필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6월 10일 기준 캐터필러의 주가는 연초 대비 23.9% 상승하는데 그치며, 국내 건설기계 제조사인 현대건설기계(61.5%)와 두산인프라코어(81.2%) 대비 뒤쳐졌다. 하지만 수요의 중심축이 미국으로 옮겨갈 경우, 이러한 상황은 빠르게 뒤집힐 수 있다.
중국 굴삭기 내수 수요량은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85.3% 증가했으나 4월과 5월에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5.1%, 25.2%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에도 연간 40.1% 증가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당사는 이러한 중국 내 건설기계 수요 변화를 중국 정부의 관심사 변화와 부양책의 효과 감소가 초래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지표 둔화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인위적인 부양책을 사용한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시장에 피로감이 쌓이면서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혹은 건설을 통한 경기 부양이 아닌 소비 촉진 및 물가 조절에 집중해야 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빚어낸 결과일 수도 있다.
앞으로는 캐터필러를 비롯한 미국/유럽 기반 건설기계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건설기계 전문 리서치기관인 오프하이웨이리서치는 올해 미국 건설기계 수요 성장률이 11.9%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지역도 코로나19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고 있고, 올해 건설기계 수요 성장률도 3.5%를 기록할 전망이다. 캐터필러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75.5%를 미국과 유럽 등 투자자가 주목해야할 주요 시장에서 거두었다. 사실상 매출의 과반 이상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획득하는 아시아 기업들과 차이가 있는 셈이다.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가 캐터필러의 주가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여파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자산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최대 화두이며, 캐터필러는 미국내 가장 대표적인 건설기계·중공업 기업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리서치 기관들은 캐터필러의 올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0% 증가한 463.5억달러에 이를 것이며 주당순이익(EPS)도 전년 대비 68.4% 증가한 9.2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동사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매출액은 올해 대비 12.1% 증가하고, EPS도 11.6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