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비행기 추락사고에도 목숨 건져
일부 전문가 "믿을 수 없어" 거짓 주장 의혹
12일(현지시간) 미국 CBS 등 현지 언론은 "매사추세츠주 주민 마이클 패커드 주민 마이클 패커드가 바닷가재를 잡기 위해 잠수 했다가 수심 10m 지점에서 고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가 구사일생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패커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래가 수면 위로 올라와 머리를 흔들면서 나를 뱉었다"면서 "고래 위장에서 30초 정도 머물렀다"고 주장했다.
방송에서 마이클 패커드는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였지만, 담배를 태우는 가 하면 건강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해 눈길을 끌었다. 검진 결과 패커드는 무릎 탈구가 의심되는 가벼운 타박상만 입었을 뿐 큰 상처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패커드는 20년 전 비행기 사고에서도 생존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기적의 사나이'로 불리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01년 11월 29일 코스타리카로 향하던 경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3명이 숨지고 5명이 생존했는데, 패커드가 생존자 중 1명이라는 것.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패커드의 몸 상태를 보며 의문을 제기했다.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을 뿐 아니라 청력 상실 같은 증상을 겪지 않았다는 것.
몇몇 의료 관계자는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압력 장애로 난청을 겪었어야 했다"며 "그런 일을 당했다면 갑작스러운 수압 변화로 청력 손실을 겪고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패커드는 "다리가 꽉 끼는 느낌이 들었는데, 제 시간에 다이빙 에어 조절기를 회수하지 않았다면 질식하거나 익사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주변은 물로 가득 차 있었고, 내 주변에는 (고래의) 입 근육이 경련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확신할 수 있는 건 정말 이상한 느낌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죽을 거 같다고 생각이 든 순간 아이들과 아내를 생각했다"며 "그때 갑자기 수면 위로 올라갔고, 고개를 흔들며 폭발했다. 나는 공중에 던져져 물에 떨여졌다"면서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패커드는 직후 주변에서 조업 중이던 조 프란시스 선장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프랜시스는 "패커드가 오리발을 얹은 채 물 밖으로 날아와 물속으로 돌고 있는 걸 봤다"며 "배에 곧바로 태웠고, '나는 고래 입에 있었어. 믿을 수가 없어'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피터 코커론 뉴 잉글랜드 수족관 선임 과학자는 WBZ-TV에 "혹등고래가 먹이를 주면 '꿀꺽꿀꺽 먹이주기'라고 부를 만큼 엄청나게 넓게 입을 벌릴 수 있다"며 "특이한 사고였고,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운이 좋지 않았던 거 같다"고 사고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고래는 일반적으로 인간을 괴롭히는데 관심이 없지만, 물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고래에서 100야드 정도 떨어진 곳에 머무는 것이 좋다"며 "고래는 크고 강하며 주변에 있을 때 문제가 발생하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