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반등에 원자재 값이 오르자 브라질펀드의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원자재 부국 브라질에 글로벌 자금이 쏠리면서 주가도 오르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브라질 정치가 안정을 찾고 코로나 불확실성도 걷히고 있어 당분간 브라질 펀드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브라질주식형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11일 기준)은 28.05%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5.66%, 한국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7.28%이었다. 최근 한 달 간 브라질펀드의 수익률도 8.52%로 다른 펀드를 압도한다.

원자재 랠리가 브라질 증시를 밀어올린 영향이다. 브라질은 철광석, 석유 등의 주요 원자재 수출국으로, 광산업체인 발레SA와 정유업체 페트로브라스가 나란히 시가총액 1·2위를 차지한다. 최근 경기 반등에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브라질증시(보베스파 지수)는 이달 초 처음으로 13만선을 넘기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브라질증시 관련 상품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원자재 강세 뿐 아니라 브라질의 정치·경제가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당초 브라질은 코로나 방역에 실패해 지난해 사상 최저의 경제성장률(-4.1%)을 기록했다. 여기에 방역실패를 이유로 보우소나루 정부에 비판적인 여론이 집중되며 정치 불안도 겪었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의 경제가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자 글로벌 투자은행(IB)도 브라질 경제성장 전망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달 초 골드만삭스는 브라질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4.6%에서 5.5%로 상향 조정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브라질 경제가 상당히 안좋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최근 나오는 데이터는 생각보다 괜찮은 데다 정치적인 부분도 안정을 찾아 헤알화도 상승 반전했다"며 "브라질은 원자재 모멘텀도 있지만 그동안 브라질 증시를 둘러싸고 있던 안개가 걷히는 국면이라 당분간 증시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단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4분기 부터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브라질은 정치 리스크가 발생하면 항상 시장이 조정을 보여왔다"며 "4분기부터는 내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레이스가 본격 시작되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