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친 걸까, 반짝 반등일까. 비트코인 가격이 14일 10% 넘게 뛰어올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과 동아프리카 빈국 탄자니아에서 날아온 뉴스가 ‘겹호재’로 작용했다.

엘살바도르 이어 탄자니아 "비트코인 법정화폐 검토"
머스크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채굴자들이 50%까지 청정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확인된다면 테슬라는 비트코인 거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 3월 비트코인을 테슬라 전기차 결제 수단으로 도입했다가 5월 철회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뒤집어놨다. 조건을 달아 입장을 다시 바꾼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는 비트코인 채굴에서 수력,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사용 비중을 39% 선으로 추정했다.

엘살바도르에 이어 탄자니아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암호화폐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이날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이 재무장관에게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달러 중심의 주류 경제질서에서 소외된 저개발국들이 비트코인을 활용해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강대국이 암호화폐 견제에 나선 것과 정반대다.

이런 소식에 힘입어 이날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값은 4500만원대로 올랐다. 미국 코인베이스에서도 4만달러 턱밑까지 반등했다. 하루 전보다 10% 이상 급등했다. 다만 국내 암호화폐 하루 거래대금은 7조원 선으로 4월 정점일 때(하루 평균 22조원)보다 뚝 떨어졌다.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해외 시세 대비 웃돈)도 2%대에 그쳤다.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가 지난 11일 원화거래 중단, 유의종목 지정 등을 통해 ‘사실상 퇴출’을 예고한 암호화폐들이 급반등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이날 페이코인, 마로, 솔브케어, 디마켓, 옵저버 등이 하루 새 20~80% 급등했다. 상장 폐지를 코앞에 둔 코인이 반짝 상승하는 이른바 ‘상폐 빔’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몰려든 것으로 분석됐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