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계약해도 내년에나"…쏘렌토 주문 2만1300대, 생산은 100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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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이 부른 車 출고 지연
국내 판매 부진으로
美 등 해외모델, 기본옵션만 장착
깐깐한 내수, 필요한 반도체 많아
코나·아반떼N, 7단 DCT 수급난
K8 하이브리드, ECU 등 부족
국내 판매 부진으로
美 등 해외모델, 기본옵션만 장착
깐깐한 내수, 필요한 반도체 많아
코나·아반떼N, 7단 DCT 수급난
K8 하이브리드, ECU 등 부족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출고까지 7개월 걸려서 올해 못 받아요. 연말에 세금 감면도 끝나니 다른 차는 어떠세요?”(기아 서울 A대리점)
“아이오닉 5요? 4월에 계약한 분들까지만 올해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계약하면 내년 상반기 출고예요.”(현대자동차 서울 A대리점)
14일 찾은 주요 완성차 업체 서울 지역 대리점 직원들은 입을 모아 “납기가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며 “차라리 전시차는 어떠냐”고 되물었다. 매장에 전시된 차를 계약하면 할인도 되고, 그나마 빨리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사상 최악의 자동차 ‘출고 대란’으로 번지고 있다.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반면 주문이 밀려들면서 납기가 평균 3개월, 최대 6개월 이상에 이르고 있다. 업체들은 일부 옵션을 빼는 대신 가격을 낮춰주거나 아예 다른 차종을 선택하면 할인혜택을 주는 등의 고육책을 쓰고 있다.
아반떼의 고객 주문은 1만6500대에 달하지만 이달 생산량은 4000대에 불과하다. 코나 역시 대리점이 배정을 요청한 물량은 2800대지만 이달 생산량은 600대에 그칠 전망이다.
투싼은 더 어렵다. 작년 12월 주문한 차량 생산을 이달 시작했다. 파워테일게이트(트렁크)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신규 계약 시 납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린다. 당장 계약해도 올해는 받기 힘들다. 투싼 하이브리드의 경우 6월 생산은 580대에 불과하지만 주문은 1만2000대가 밀려 있다.
기아는 쏘렌토가 심각하다. 디젤 모델은 4개월, 가솔린은 5개월이 걸린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7개월이나 밀려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6월 생산량은 1000대에 불과하지만, 주문 요청은 2만1300대에 이른다. 하이브리드카는 최대 183만원에 달하는 개별소비세, 취득세 감면 제도가 올해 종료되는 만큼 출고를 당겨달라는 대리점의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K8 하이브리드도 4개월 기다려야 한다. 이들 차량은 ‘엔진 컨트롤 유닛(ECU)’, ‘에어백 컨트롤 유닛(ACU)’ 등이 부족하다. 이들 부품은 스위스 ST마이크로의 반도체 소자를 받아 비테스코, 콘티넨탈 등이 납품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8인치 또는 12.3인치 클러스터 반도체 수급이 어렵다. 이 때문에 G80, GV70, GV80 등의 출고에 3~4개월 걸린다. 선루프를 선택하면 두 달이 더 필요하다. 아이오닉 5는 보조금 부족까지 겹쳐 연내 인도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이는 내수 차량과 해외 모델의 스펙 차이 때문이다. 같은 차종이라도 국내용과 미국용은 엔진이 달라 필요한 ECU에 차이가 난다. 미국용은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자체가 제한적이기도 하다. 국내용 대비 10~20개가량 옵션이 적다. 단순 기본 옵션만 장착한 해외 판매 모델과 달리 국내에선 깐깐한 소비자 입맛에 맞춰 가장 낮은 등급에도 상당한 수준의 고급 사양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모델엔 더욱 다양한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기아 등 일선 대리점은 아예 일부 옵션을 적용하지 않은 모델을 고객에게 권유하고 있다. K8의 경우 ‘원격스마트주차보조(RSPA)’를 선택하지 않는 식이다. 카니발도 파워테일게이트를 선택하지 않으면 한 달 빨리 받을 수 있다. 아이오닉 5를 3개월 이상 대기한 고객이 차종을 바꾸면 30만원을 깎아주는 혜택까지 나왔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아이오닉 5요? 4월에 계약한 분들까지만 올해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계약하면 내년 상반기 출고예요.”(현대자동차 서울 A대리점)
14일 찾은 주요 완성차 업체 서울 지역 대리점 직원들은 입을 모아 “납기가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며 “차라리 전시차는 어떠냐”고 되물었다. 매장에 전시된 차를 계약하면 할인도 되고, 그나마 빨리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사상 최악의 자동차 ‘출고 대란’으로 번지고 있다.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반면 주문이 밀려들면서 납기가 평균 3개월, 최대 6개월 이상에 이르고 있다. 업체들은 일부 옵션을 빼는 대신 가격을 낮춰주거나 아예 다른 차종을 선택하면 할인혜택을 주는 등의 고육책을 쓰고 있다.
인기 하이브리드카 출고 대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아반떼 N라인, 코나 등은 6월 계약 시 출고까지 4개월이 걸린다. 지난달에 비해 한 달가량 더 늦어졌다. 두 차종 모두 7단 DCT(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부족하다. 코나 하이브리드는 전방 카메라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급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나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는 미국 업체 온세미가 생산해 대만 패키징업체 킹팩과 독일 ZF, 현대모비스 등을 거쳐 현대차로 납품된다.아반떼의 고객 주문은 1만6500대에 달하지만 이달 생산량은 4000대에 불과하다. 코나 역시 대리점이 배정을 요청한 물량은 2800대지만 이달 생산량은 600대에 그칠 전망이다.
투싼은 더 어렵다. 작년 12월 주문한 차량 생산을 이달 시작했다. 파워테일게이트(트렁크)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신규 계약 시 납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린다. 당장 계약해도 올해는 받기 힘들다. 투싼 하이브리드의 경우 6월 생산은 580대에 불과하지만 주문은 1만2000대가 밀려 있다.
기아는 쏘렌토가 심각하다. 디젤 모델은 4개월, 가솔린은 5개월이 걸린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7개월이나 밀려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6월 생산량은 1000대에 불과하지만, 주문 요청은 2만1300대에 이른다. 하이브리드카는 최대 183만원에 달하는 개별소비세, 취득세 감면 제도가 올해 종료되는 만큼 출고를 당겨달라는 대리점의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K8 하이브리드도 4개월 기다려야 한다. 이들 차량은 ‘엔진 컨트롤 유닛(ECU)’, ‘에어백 컨트롤 유닛(ACU)’ 등이 부족하다. 이들 부품은 스위스 ST마이크로의 반도체 소자를 받아 비테스코, 콘티넨탈 등이 납품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8인치 또는 12.3인치 클러스터 반도체 수급이 어렵다. 이 때문에 G80, GV70, GV80 등의 출고에 3~4개월 걸린다. 선루프를 선택하면 두 달이 더 필요하다. 아이오닉 5는 보조금 부족까지 겹쳐 연내 인도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옵션 선택 안하면 빨리 출고
국내 생산 축소는 전체 통계로도 확인된다. 현대차 5월 생산은 4월 대비 16.7% 감소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26.0% 급감했다. 이는 고스란히 내수 위축으로 이어졌다. 현대차 5월 국내 판매는 4월보다 11.6% 줄었다. 기아는 6.3% 감소했다. 그러나 해외 판매는 상황이 다르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3월부터 3개월 연속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기아도 마찬가지다.이는 내수 차량과 해외 모델의 스펙 차이 때문이다. 같은 차종이라도 국내용과 미국용은 엔진이 달라 필요한 ECU에 차이가 난다. 미국용은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자체가 제한적이기도 하다. 국내용 대비 10~20개가량 옵션이 적다. 단순 기본 옵션만 장착한 해외 판매 모델과 달리 국내에선 깐깐한 소비자 입맛에 맞춰 가장 낮은 등급에도 상당한 수준의 고급 사양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모델엔 더욱 다양한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기아 등 일선 대리점은 아예 일부 옵션을 적용하지 않은 모델을 고객에게 권유하고 있다. K8의 경우 ‘원격스마트주차보조(RSPA)’를 선택하지 않는 식이다. 카니발도 파워테일게이트를 선택하지 않으면 한 달 빨리 받을 수 있다. 아이오닉 5를 3개월 이상 대기한 고객이 차종을 바꾸면 30만원을 깎아주는 혜택까지 나왔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