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디디추싱이 미국 증시 상장에 나서면서 이 회사에 투자한 미래에셋금융그룹과 네이버가 웃음 짓고 있다. 공동 투자한 지 3년 만에 많게는 2000억원 이상의 투자수익을 거머쥐게 돼서다. 상장을 앞둔 ‘동남아시아의 우버’ 그랩 투자에 이어 또 한번 ‘잭팟’을 터뜨릴 전망이다.

14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상장 신청 계획을 제출했다. 이르면 다음달 말 뉴욕증시에 입성할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디디추싱의 기업가치가 700억~1000억달러(약 78조~11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 공모금액을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디디추싱은 2015년 텐센트가 투자한 디디다처와 알리바바그룹이 투자한 콰이디다처가 합병해 탄생했다. 2016년 우버의 중국 사업부(우버차이나)를 인수합병한 뒤 빠르게 몸집을 불려 중국에서 가장 큰 차량공유 업체로 성장했다. 현재 중국 차량공유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디디추싱의 증시 입성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3년 전 이 회사에 투자한 미래에셋과 네이버는 ‘대박’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과 네이버는 2018년 ‘미래에셋글로벌유니콘’ 펀드를 통해 디디추싱 지분 28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미래에셋증권이 핵심 투자자로 참여해 2430억원을 펀드에 출자했고, 네이버도 184억원을 투자했다. 펀드 운용사(GP)인 미래에셋캐피탈도 100억원을 투입했다. 투자 당시 디디추싱의 기업가치가 560억달러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25~78%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금액을 넣은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투자로만 600억~1900억원의 수익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래에셋과 네이버는 동남아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그랩의 상장으로도 대규모 투자수익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그랩은 미국 투자회사인 알티미터캐피털이 설립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알티미터그로스와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과 네이버는 2018년 공동으로 만든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를 통해 그랩 지분 1억5000만달러(약 167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랩의 몸값이 투자 당시보다 2배 이상 뛰면서 3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