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9년 영국 킹스크로스역에 마련한 ‘삼성 킹스크로스’ 매장에서 직원이 버추얼 상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2019년 영국 킹스크로스역에 마련한 ‘삼성 킹스크로스’ 매장에서 직원이 버추얼 상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1위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5세대 통신(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영국의 다국적 통신업체인 보다폰의 5G 장비 공급사로 선정되며 유럽 시장에 첫 진출한다.

14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영국 보다폰의 5G 가상화 기지국(vRAN) 분야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5G 상용사업을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으로 영국 내 다양한 가상화 기지국 솔루션과 다중입출력 기지국을 포함한 4G·5G 솔루션을 공급한다.

보다폰은 1985년 설립된 기업으로 유럽 1위, 세계 5위 이동통신사업자다. 세계 69개국에 3억1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과 강력한 경쟁을 벌였던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주춤하고 있는 것이 삼성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자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 동맹국들에도 5G 통신망 구축 과정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했다.

실제 영국 정부도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고, 기존 장비도 2027년까지 교체를 명령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가 노키아, 에릭슨 등이 다수를 점한 유럽 통신장비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일본 최대 통신사 NTT 도코모와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미국 1위 통신사업자이자 이동통신 매출 기준 세계 1위인 버라이즌과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은 "이번 계약은 무선접속네트워크(RAN) 기술 전환 사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큰 진전"이라며 "고객들에 최고 수준의 성능, 기능, 신뢰성을 제공할 수 있는 5G 혁신에 앞장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