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진이형 "와인 핥아 마셨음"…새벽 2시에 음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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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하다" 댓글 줄이었지만
'미안하다, 고맙다' 논란에 삭제
"격식 없어" vs "아슬아슬"
네티즌 갑론을박 이어져
'미안하다, 고맙다' 논란에 삭제
"격식 없어" vs "아슬아슬"
네티즌 갑론을박 이어져
“용진이형 인스타 보고 이마트 구매운동 시작했습니다.” “부회장님, 주주를 생각해서 적당히 멈추시지요.”
지난 15일 새벽 2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엔 250만원 상당의 6L짜리 와인 ‘샤토 무통 로칠드’ 사진과 함께 ‘마지막엔 핥아 마셨음. 고맙다, 미안하다’는 게시물(사진)이 올라왔다. 오타가 섞인 대기업 오너의 ‘음주 SNS’에 팔로어들은 ‘친근하다’는 댓글을 줄지어 달았지만 게시물은 이날 오전 삭제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관련 발언을 연상시킨다는 논란 때문에 쓰지 않겠다던 ‘미안하다, 고맙다’는 표현을 다시 사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오너 마케팅과 잠재적 리스크를 동시에 갖고 있는 정 부회장 SNS의 성격이 함축된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전에 없던 대기업 오너의 격식 없는 소통에 열광하는 한편에선 ‘아슬아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투자자가 얽혀 있는 유통 대기업 총수인 만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66만여 명인 정 부회장이 글을 올리면 수만 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수천 명이 댓글을 단다. 적지 않은 전문가가 이 같은 ‘팬덤’이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 오너가 소비자와 유대관계를 직접 형성하는 것은 충성 소비자를 확보하는 효과가 높다”며 “남양유업 사례에서 보듯 ‘불매운동(boycott)’만 일어나는 시대에 ‘구매운동(buycott)’ 조짐이 보이는 것도 마케팅 파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 부회장 게시물에선 ‘이마트 구매운동 시작했습니다’ ‘이마트 XX점 다녀왔습니다’ 등의 댓글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e커머스 공세에 직면한 이마트는 최근 소비자의 시간을 유치하기 위한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매장 중심 공간에 매대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먹고 놀 수 있는 서비스를 배치하고, 야구단을 인수해 야구장과 유통채널을 결합하는 식이다.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이 이 같은 핵심 경영활동을 ‘지원 사격’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아슬아슬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정 부회장의 ‘미안하다, 고맙다’ 발언을 문제삼으며 그를 극우성향 ‘일베’에 빗댔다. 농담조이긴 하지만 정 부회장 SNS 댓글 중에선 ‘대통령이 돼 달라’는 내용도 심심찮게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 전공 교수는 “상장사의 경영자가 정치적 논란을 빚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지난 15일 새벽 2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엔 250만원 상당의 6L짜리 와인 ‘샤토 무통 로칠드’ 사진과 함께 ‘마지막엔 핥아 마셨음. 고맙다, 미안하다’는 게시물(사진)이 올라왔다. 오타가 섞인 대기업 오너의 ‘음주 SNS’에 팔로어들은 ‘친근하다’는 댓글을 줄지어 달았지만 게시물은 이날 오전 삭제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관련 발언을 연상시킨다는 논란 때문에 쓰지 않겠다던 ‘미안하다, 고맙다’는 표현을 다시 사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오너 마케팅과 잠재적 리스크를 동시에 갖고 있는 정 부회장 SNS의 성격이 함축된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전에 없던 대기업 오너의 격식 없는 소통에 열광하는 한편에선 ‘아슬아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투자자가 얽혀 있는 유통 대기업 총수인 만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66만여 명인 정 부회장이 글을 올리면 수만 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수천 명이 댓글을 단다. 적지 않은 전문가가 이 같은 ‘팬덤’이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 오너가 소비자와 유대관계를 직접 형성하는 것은 충성 소비자를 확보하는 효과가 높다”며 “남양유업 사례에서 보듯 ‘불매운동(boycott)’만 일어나는 시대에 ‘구매운동(buycott)’ 조짐이 보이는 것도 마케팅 파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 부회장 게시물에선 ‘이마트 구매운동 시작했습니다’ ‘이마트 XX점 다녀왔습니다’ 등의 댓글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e커머스 공세에 직면한 이마트는 최근 소비자의 시간을 유치하기 위한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매장 중심 공간에 매대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먹고 놀 수 있는 서비스를 배치하고, 야구단을 인수해 야구장과 유통채널을 결합하는 식이다.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이 이 같은 핵심 경영활동을 ‘지원 사격’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아슬아슬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정 부회장의 ‘미안하다, 고맙다’ 발언을 문제삼으며 그를 극우성향 ‘일베’에 빗댔다. 농담조이긴 하지만 정 부회장 SNS 댓글 중에선 ‘대통령이 돼 달라’는 내용도 심심찮게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 전공 교수는 “상장사의 경영자가 정치적 논란을 빚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