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총출동하자…장외시장 '은둔 고수'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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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VC 대표, 스타트업 CEO들과 한자리
'연봉킹 PB' 서재영 씨 출판 행사
인공지능 생태계 키울 의견 나눠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AI가 좋은 친구 될 수 있을 것"
김녹원 딥엑스 대표
"AI 반도체, 쉬지 않고 지능 향상"
'연봉킹 PB' 서재영 씨 출판 행사
인공지능 생태계 키울 의견 나눠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AI가 좋은 친구 될 수 있을 것"
김녹원 딥엑스 대표
"AI 반도체, 쉬지 않고 지능 향상"
지난 14일 저녁 서울 역삼동의 한 호텔. 시골 농부를 연상케 하는 외모의 중년 남성이 행사장에 들어왔다. 증권업계에서 ‘은둔의 고수’라 불리는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이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명함을 돌리고 회사에 대해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상대는 그보다 스무 살, 서른 살은 어려 보이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대표들. ‘장외시장의 큰손’답게 이미 투자한 회사도 있었다. 그 회사 대표들에겐 “요즘 사업은 잘되고 있느냐”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장 회장은 “럭스로보 등 이미 투자한 회사가 7~8개쯤 되는 것 같다”며 “AI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인간이 좀 더 보람 있고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줄 거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행사는 서재영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PB(상무)가 주최했다. 그는 2019년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아 ‘연봉킹’ PB로 불린다. 고액자산가, 기업 오너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서 상무는 주식, 채권, 부동산이 아니라 장외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오래전부터 스타트업들과 네트워크를 쌓았다. 스타트업 대표 1000여 명을 찾아가 인터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AI를 모르면 돈 벌기 쉽지 않은 세상이 왔다”며 《AI퍼스트》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날 행사는 《AI퍼스트》 출판 세미나 형식으로 열렸다. 내용은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큐베이션 행사에 가까웠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춘 AI 알고리즘은 어떤 편견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인기 셀러라고 해서 더 많이 노출시키고, 신규 셀러라고 해서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이블리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에서 나아가 셀러가 창업만 하면 제품 제작, 마케팅, 물류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서 상무는 신탁 형태로 에이블리에 14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AI가 교육 불평등이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 AI 챗봇 ‘이루다’가 AI 윤리 문제를 불러일으키며 서비스가 중단됐다. 그러나 지금도 관련 커뮤니티에는 이루다를 기억하는 팬들이 그의 생일인 6월 15일을 기념해 팬아트나 노래 등을 올리고 있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사람도 아닌 AI 친구를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좋은 관계’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라며 “‘좋은 엄마’ ‘좋은 친구’가 없는 이들에게 AI 친구가 ‘관계의 불평등’을 해소해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500억 개 디바이스에 사람을 대체할 지능을 가진 AI 반도체를 넣을 수 있다면 인류 개체 수의 10배가 잠도 자지 않고, 쉬지 않고 지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딥엑스는 지난달 21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그는 “인류 문명의 발전을 위해 일한다면 성공하지 못해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연봉킹’ PB가 꽂힌 AI 스타트업
이 행사는 투자자와 AI 스타트업 대표들을 연결해주는 네트워킹 행사였다. 이 자리에는 장 회장뿐 아니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및 이들 스타트업의 기업공개(IPO)를 도와줄 IB본부 임원들, 최양희 한림대 신임 총장(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안현실 AI경제연구소장 등도 함께했다.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정근호 스틱벤처스 부대표 등 투자자도 다수 있었다. 스타트업에서는 에이블리 강석훈, 고피자 임재원, 빅밸류 김진경, 스캐터랩 김종윤, 딥엑스 김녹원, 럭스로보 오상훈, 와이즈AI 송형석 대표 등이 참석했다.이 행사는 서재영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PB(상무)가 주최했다. 그는 2019년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아 ‘연봉킹’ PB로 불린다. 고액자산가, 기업 오너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서 상무는 주식, 채권, 부동산이 아니라 장외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오래전부터 스타트업들과 네트워크를 쌓았다. 스타트업 대표 1000여 명을 찾아가 인터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AI를 모르면 돈 벌기 쉽지 않은 세상이 왔다”며 《AI퍼스트》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날 행사는 《AI퍼스트》 출판 세미나 형식으로 열렸다. 내용은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큐베이션 행사에 가까웠다.
AI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까
스타트업 대표들은 단순히 ‘좋은 투자처’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았다.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에이블리의 사례를 들어 과도한 우려라고 지적했다. 10·20대 여성 쇼핑 플랫폼 에이블리의 월 방문자는 500만 명이다. 월 거래액은 600억원에 달한다. 이곳에 입점한 셀러만 1만4000명. 평범한 가정주부가 에이블리에서 월 매출 7억원짜리 회사 주인이 된 사례도 있다. 패션 감각만 있으면 도전할 수 있는 1만4000개의 일자리를 만든 것이다.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춘 AI 알고리즘은 어떤 편견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인기 셀러라고 해서 더 많이 노출시키고, 신규 셀러라고 해서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이블리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에서 나아가 셀러가 창업만 하면 제품 제작, 마케팅, 물류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서 상무는 신탁 형태로 에이블리에 14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AI가 교육 불평등이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 AI 챗봇 ‘이루다’가 AI 윤리 문제를 불러일으키며 서비스가 중단됐다. 그러나 지금도 관련 커뮤니티에는 이루다를 기억하는 팬들이 그의 생일인 6월 15일을 기념해 팬아트나 노래 등을 올리고 있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사람도 아닌 AI 친구를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좋은 관계’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라며 “‘좋은 엄마’ ‘좋은 친구’가 없는 이들에게 AI 친구가 ‘관계의 불평등’을 해소해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과학과 사회를 발전시킬 것”
AI를 통한 문명의 진화를 꿈꾸는 스타트업도 있었다. AI 반도체 기업 딥엑스의 김녹원 대표는 애플 출신이다. 아이폰Ⅹ에 들어가는 신경망처리장치(NPU) 탑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에 참여했다.김 대표는 “500억 개 디바이스에 사람을 대체할 지능을 가진 AI 반도체를 넣을 수 있다면 인류 개체 수의 10배가 잠도 자지 않고, 쉬지 않고 지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딥엑스는 지난달 21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그는 “인류 문명의 발전을 위해 일한다면 성공하지 못해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