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쿠팡 등 신선식품 새벽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조용히 웃고 있는 업체가 있다. 국내 최대 드라이아이스 공급업체인 태경케미컬이다.

불붙은 신선식품 새벽배송戰…뒤에서 미소 짓는 태경케미컬
15일 태경케미컬은 5.37% 상승한 1만5700원에 마감했다. 태경케미컬은 정유·석유화학업체로부터 탄산가스를 공급받아 고순도 액화탄산가스(액체탄산)와 드라이아이스를 제조하는 업체다. 액체탄산은 반도체 세정, 맥주나 탄산음료 첨가, 공업용 용접 등에 쓰이는 제품으로 현대삼호중공업, 현대건설, 원익머트리얼즈, 하이트진로 등에 납품되고 있다. 드라이아이스의 주요 고객은 마켓컬리, 쿠팡, CJ대한통운 등이다. 최근 화이자 백신을 수송하는 과정에도 콜드체인 냉매를 공급한 국내 1위 기업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부터 새벽배송 신선식품 시장이 급성장하자 태경케미컬은 직접적인 혜택을 봤다. 유통업체 간 신선식품 배송 경쟁으로 콜드체인 수요가 급증했지만 드라이아이스 공급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이아이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태경케미컬의 실적도 좋아졌다. 국내 드라이아이스 평균가는 ㎏당 261원으로 2019년 말 대비 약 40% 올랐지만 원료가스 가격은 ㎏당 25원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드라이아이스 매출이 전년 대비 83% 늘어난 데다 스프레드(판가와 원재료값 차이)까지 오르면서 태경케미컬은 1분기 영업이익이 34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4.9%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민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 경기가 회복되면서 액체탄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최소 여름까지는 드라이아이스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