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사진과 진솔한 글의 조화
30여 년간 신문과 잡지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하고 최근에는 사진 인문학 강연도 펼치고 있는 김도형 기자가 에세이집을 발간했다.

책에 수록된 사진은 저자가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한 고등학생 시절부터 찍은 풍경들이고, 글은 어려서 부터 사진에 관심을 가진 저자가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사진 저널리스트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렸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소먹이고 미역감는 아이들의 풍경이 아련한 추억을 자아내고 꿈을 이루기 위한 저자의 절실한 노력이 글에 녹아 있다. 저자의 아버지는 1983년 전국민 주민증 일제갱신 기간에 증명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구름같이 몰린 사람들을 보고 사진이 돈이 되는 기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넉넉치 않은 살림에도 당시 대학 등록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30만원 짜리 SLR 카메라를 선뜻 아들에게 사주었다. 아들에게 돈이 되는 기술을 익히게 하고 싶은 부정때문이었다. 아들의 미래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던 아버지는 저자가 대학교 1학년 때 세상을 떠났다. 돈이 많이드는 사진 공부를 그만두겠다고 하자 이번에는 어머니가 돼지를 사육하고 다섯마지기 논을 소작해 학업을 마치게 했다.

저자에게 사진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바램과 미래가 깃들어 있는 것이었다. 인스타그램에 '김도형의 사진과 이야기' 라는 제목의 포토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는 저자는 앞으로도 계속 책을 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망원경을 가지고 싶어한 아이'에 이어서 김도형의사진과이야기 두번째 '동행' 이 내년 초에 발간되고, 그 뒤를 이어서 김도형의사진과이야기 세번째 '풍경이마음에게' 가 선을 보일 예정이다.

심금을 울리는 저자의 진솔한 글과 '은유'가 내포된 서정적인 풍경사진은 코로나 시대를 힘겹게 이겨나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기에 충분하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