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방법원 차은경 부장판사가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차 부장판사는 윤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배당받은 지난 17일 이후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그는 18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19일 오전 2시50분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헌정사상 첫 사례였다.윤 대통령 구속 소식이 알려지자 흥분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차 부장판사를 찾아다니기도 했지만, 당시 그는 법원 경내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머물게 될 서울구치소에 함께 수용·수형 중인 인사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구치소는 통상 서울고법·지법 관할 사건의 피의자들을 수용한다. 이에 따라 과거부터 대형 비리 수사의 본산으로 통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옛 특별수사부)나 지금은 없어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등의 수사를 받은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 기업인 등 거물급 인사가 주로 거쳐 갔다. '범털(돈이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있는 수용자를 지칭하는 은어) 집합소'로 불린다.대표적으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와 관련된 위조공문서행사·업무방해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돼 지난달 16일부터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의 구치소 내 조우 여부에 관심이 쏠리지만, 이미 형이 확정돼 수형자 신분인 기결수와 수용자 상태인 구속 피의자는 구치소 내 머무는 공간이 다르고 대통령 경호 문제 등도 있어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조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이후 옥중 편지로 "서울구치소에서 윤(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겠구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무산돼버렸더라"고 말하기도 했다.연예인 중에서는 유아인이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용돼 있다. 가수 김호중도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기다리며 이곳에서 수용 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구치소에는 사형장이 설치돼 강호순, 유영철, 정두영, 정형구 등
윤석열 대통령 구속을 전후로 서울서부지법에서 난동이 일어난 가운데 경찰은 긴급 화상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19일 경찰에 따르면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진행되는 화상 회의에는 경찰 서열 네 번째 계급인 경무관 이상 경찰청 지휘관과 전국 시도경찰청장 및 공공안전 차·부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서부지법 앞에선 이틀간 대통령 지지자 86명이 연행됐다. 이날 새벽 3시께엔 법원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한 지지자 등 46명이 전날엔 법원 담을 넘거나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경찰 통제에 불응한 40명이 붙잡혔다.서울경찰청은 "서부지법 앞 불법 행위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추가 피의자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대법 법원행정처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서부지법 시위대 난입 사태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분쟁과 그 시시비비는 헌법이 정한 사법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만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며 "이번 일부 시위대의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이어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자 중대한 도전으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사실 확인과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라야 할 것이다. 법원은 정확한 피해 사항을 확인하고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