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최종예선 조 추첨…벤투호와 맞대결도 가능성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까지…'박항서 매직'은 현재 진행형
'박항서 매직'이 베트남 축구에 역대 첫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선물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자벨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최종전에서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비기기만 했어도 2차 예선을 무패로 마칠 수 있었던 베트남(5승 2무 1패·승점 17)은 UAE(승점 18)에 G조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조 2위 자격으로 최종 예선 진출권을 품에 안았다.

베트남이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역대 처음이다.

말 그대로 '박항서 매직'의 결정판이다.

내심 기대했던 '조 1위 최종예선 진출'을 이루지 못했지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조 2위 팀 가운데 오만, 중국, 이라크에 이어 4번째 순위로 최종예선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은 애초 각 조 1위 8개 팀과 각 조 2위 가운데 상위 성적 4개 팀이 최종예선 진출권을 준다.

하지만 2022 월드컵 개최국으로 본선 자동진출권을 가진 카타르가 2023년 아시안컵 예선을 겸하는 이번 2차 예선에 출전해 E조에서 선두를 확정하면서 나머지 조 1위 7개 팀과 각 조 2위 가운데 상위 성적 5개 팀이 최종예선 티켓을 차지하게 됐다.

여기에 북한이 중도에 대회 포기를 선언해 각 조 순위 산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8개 조 가운데 H조는 북한의 불참으로 팀별로 6경기만 치르지만, 나머지 조들은 8경기를 펼쳐야 해 형평성 논란이 생겼다.

결국 아시아축구연맹(AFC)은 H조를 제외한 나머지 조들의 2위 팀과 '꼴찌' 5위 팀 간의 경기 기록을 제외하는 '보정 승점'을 적용해 순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보정 승점에서 11(골득실+2)을 기록하며 중국(승점 13점), 오만(승점 12점), 이라크(승점 11점·골득실+3)에 이어 4번째를 차지했다.

레바논(승점 10·골득실+3)이 최종예선 막차를 탔다.

특히 베트남은 2차 예선에 나선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등을 넘어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최종예선에 오르면서 '동남아시아 축구 지존'의 자리를 확실히 증명했다.

베트남 축구협회와 언론도 '박항서호'의 최종예선 진출을 축하했다.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까지…'박항서 매직'은 현재 진행형
베트남축구협회는 최종예선 진출이 결정되자 곧바로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한 베트남 대표팀에 축하를 보냅니다.

더 강해지세요"라는 축하의 글을 남겼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VN 익스프레스도 '역사적인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라는 제목으로 긴급하게 기사를 전송했다.

비록 박항서 감독은 경고 누적으로 UAE전 벤치에 앉지 못했지만 베트남 축구의 최대 소원 가운데 하나였던 최종예선 진출까지 이뤄내면서 잇단 '기적 시리즈'를 완성해 가고 있다.

2017년 하반기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2018년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의 역대 첫 준우승을 이끌며 '박항서 매직'의 서막을 열었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의 역대 첫 4강 진출을 이끌었다.

U-23 대표팀에 이어 성인 대표팀을 이끌고 동남아시아 최고 축구 잔치인 2018 스즈키컵에 나선 박 감독은 10년 만의 우승이라는 쾌거를 일궈내며 '국민 영웅'으로 우뚝 섰다.

베트남 팬들은 박 감독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 전 감독에 빗대 '쌀딩크'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박 감독의 지휘 아래 베트남 대표팀은 2019년 12월에는 60년 만에 동남아시안(SEA)게임 금메달을 따냈고, 마침내 베트남 축구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진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까지 달성하며 '마법 같은 기적'을 연출했다.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까지…'박항서 매직'은 현재 진행형
이를 통해 박 감독은 지난해 8월 베트남 축구계에서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2급 노동훈장을 받기도 했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일정이 모두 끝난 상황에서 AFC는 7월 1일 최종예선에 진출한 12개 팀(한국, 시리아, 호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UAE, 중국, 오만, 이라크, 베트남, 레바논)을 상대로 A·B조 조추첨을 펼친다.

최종예선은 12개 팀이 6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치러진다.

현재 FIFA 랭킹이 가장 앞서는 일본과 이란이 시드를 받을 예정인 가운데 베트남은 조추첨 결과에 따라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될 수도 있어 벤투호와 맞대결도 가능하다.

한국은 베트남과 역대 전적에서 16승 6무 2패로 크게 앞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