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철거건물 붕괴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의 칼끝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향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6일 오전 서울 용산 현대산업개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현대산업개발은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도 전문 수사관을 파견했다. 경찰은 4시간가량의 압수수색을 통해 철거용역 계약, 현장 안전감독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 철거용역 계약의 위법 여부와 관리·감독 부실 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당초 “불법 재하도급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 실제 철거 현장에선 신생 무자격 업체인 백솔건설이 재하도급을 받아 철거 공정을 도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산업개발이 한솔기업에 하도급을 주고, 다시 백솔건설 등으로 재하도급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철거 공사비는 3.3㎡당 28만원에서 4만원까지 줄어들었다.

경찰은 사고와 관련해 지금까지 공사 관계자 등 14명을 입건했다. 시공사와 조합, 지방자치단체 등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이어지면서 향후 입건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