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기 한양대 교수
강상기 한양대 교수
한양대 AI솔루션센터는 기업들에 맞춤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전문 AI연구소다. 2019년 10월 문을 연 이래로 중소중견기업 대상 인공지능기반 산업제조지능화 협력과제 수행 경험을 쌓아오고 있다. 산업지능화에 관심이 큰 기업들을 위한 지능화 구축 성공 사례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산업제조지능화 협력과제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 현장 방문을 통해 대상 제조현장의 한계상황과 니즈를 상세하게 분석한다. 공정 및 설비 자동화 관련 전문가와 데이터 기반 지능화 전문가를 동시에 투입하여 자동화 및 지능화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세부 공정별로 기계적 자동화를 통한 공정개선이 필요한지 또는 지능화를 도입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지능화란 사람의 두뇌로 판단하는 업무 또는 복잡한 규칙 기반의 전통적인 프로그램이 수행하는 업무를 인공지능 기술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장 작업자의 경험 및 판단 방식과 전통적인 프로그램의 기능을 파악하기 위한 제조 현장에서의 긴밀한 ‘맨투맨’ 업무 파악 과정이 필수적이다.

둘째, 지능화가 필요한 분야를 선정하여 구체적인 개선 목표를 공정 개선품질 개선불량 검출작업자 오류 개선경험과 직감설비 최적운영 등을 정하고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자원, 특히 대부분의 지능화 과제에서 필수적인 제조데이터의 보유현황수집계획 등의 확보 가능성을 판단한다. 또한 각 목표별로 지능화 투입 비용 대비 개선효과를 따져 정량적인 투자대비효과를 최대한 엄밀하게 추정한다.
투자대비효과에 대한 추정 시 반드시 현장작업자의 분석과 판단을 반영한 현실적인 예측이 되어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해서 대상 기업의 경영층과 충분히 공감하여야 한다.

셋째, 프로토타입 개발 또는 시뮬레이터 개발을 통해 실제로 적용 가능한지, 기술적인 문제는 없는지, 개선 효과는 있는지 검토한 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본 개선협력 활동을 시작한다. 개선협력활동의 형태는 개선 방향에 대한 기술컨설팅솔루션업체 소개와 직접 프로젝트 수행을 통한 솔루션 개발 등이 있다.

넷째,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해야 하는 추가 개선유지보수 활동을 지원한다. 환경제공인력 교육정기적인 교류 등 지능화를 통한 개선은 일부 공정에서 부분적으로 시작해서 전체 공정 지능화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개선을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위와 같은 단계로 진행하여 성공한 인공지능 기반 산업지능화 과제 2개를 소개한다.

사례 1: “PCB (printed circuit board) 기판 두께 예측 지능화” 과제

다층PCB 기판을 생산하는 T사는 기판의 각 층별 두께를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춰 정확한 두께로 생산해야 한다. 제조 후의 각 층별 두께는 층별 회로의 분포와 제조재료의 재질과 투입 두께 등의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유사성이 높은 과거 제조 데이터로부터 도출한 엑셀 상에서의 단순 회귀식을 이용하여 자재의 재질 등을 결정하여 생산하여 왔으며, 이에 따라 엑셀자료에서 일일이 유사사례를 찾아 계산하는 시간 소요와 신규 주문의 경우 유사사례가 없을 때 자재 계획을 새로 구성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또한 두께 추정 오류 발생 빈도가 높아 검증/테스트를 위한 작업시간 및 그에 따른 손실 비용도 증가하고 있어 지능화를 통한 개선이 필요하였다.

▶예측 정확성 확보를 통한 원가 절감 및 생산성 향상
단순 회귀식을 이용한 두께 예측, 시행착오(trial-and-error) 방식의 검증/테스트 후 생산에 관한 문제도 개선이 필요했다. 다층 PCB 기판의 층별 두께는 소요자재 밀도 및 면적 당 무게, 층별 소재 및 스펙, 레진 함량, 회로면적, 층별 두께 측정치 등 다양한 인자에 의해 결정되는데, 층별 두께 예측 인공지능 모델 수립을 통해 최적의 자재를 자동으로 추천, 생산할 수 있도록 하였다. 미세한 PCB의 제조 후 두께는 층별로 정밀하게 측정하여야 하므로 모든 제품의 제조 후 두께를 측정할 수 없기에, 두께추정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제조 이력 데이터를 충분하게 확보하기 어려웠다. 정확한 추정모델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재료의 종류별 데이터가 수천 개씩 필요하지만 확보된 데이터는 수십 개에서 수백 개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데이터의 확률적 분포를 고려한 적절한 데이터 증강기법을 적용하여 데이터 수를 증강한 후 인공지능 모델의 수립에 사용하였으며, 이의 유효성을 제조현장 작업자와의 상호검증을 통해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생산 전 지능화 알고리즘 모델 적용을 통한 프로세스 개선으로 유사사례 검색 및 예상 두께 계산 작업시간 및 비용 감소, 신규 주문건에 대한 자재 소요계획 작업시간 및 비용 감소, 데이터 기반 예측 수치 제공을 통한 품질 및 일관성 향상으로 생산 L/T를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 그에 따른 원가 절감 및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사례 2: 김(식품) 이물질 검사 지능화(이미지 기반) 과제

D사는 김(식품) 제조 생산 기업으로 김 원초에 붙은 이물질을 선별하기 위해 전통적인 규칙기반 영상처리 기술 비전 검사기를 통해 이물질을 검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눈으로도 식별하기 어려운 색의 작은 이물질은 검출이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고, 공장의 제한된 면적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라인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이물질 검사기의 검사 속도도 개선해야만 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김은 200 종류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러한 김의 종류별 색도 다양하고, 김에 붙은 이물질은 다양한 유형과 크기, 색, 위치 등 이물질을 특정 지을 수 없어서, 전통적인 영상처리기술로는 한계가 있었다. 딥러닝 기반 비전검사 기술의 도입이 필요했다.

▶불량 검출 정확도 및 속도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 및 생산성 향상

지능화를 통해 단순히 검사 정확도만 향상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검사 속도 대비 2.5배 이상의 속도인 분당 320장의 처리속도를 필요로 하였으므로, 이를 위해 양자화를 통한 고속의 딥러닝 기술 기반 영상 분류기술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이를 실제 검사 설비에 적용한 후, 공장 현장에서의 수많은 검증 작업을 통해 딥러닝 분류기술에서의 최적화 작업을 수행하였다. 많은 종류의 대상물체 (김)에 대한 이물질 분류 정확도를 얻기 위해 수천 장의 표본영상을 획득했다. 또 이로부터 데이터 증강기법을 통해 수십만 장의 학습용 영상을 확보하였다.
현장 중심 검사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기존 검사기 대비 검사 속도는 2.5배 이상, 99% 이상의 검출 정확성을 보여주는 딥러닝 알고리즘이 적용된 이물질 검사기를 사용해 원가 절감 및 생산성 향상, 고객 클레임 감소 효과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결론>
산업지능화를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부분을 어느 정도까지 해결할 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인공지능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한다